흐름과 머무름 속에서

산과 들/물길 따라서

사라져 버린 장자늪

산골어부 2010. 6. 30. 20:44

 서산대사의 선문답시                                                           

 

(남한강 개치나루의 흥원창 비문에서) 

 

눈 덮인 들길을 가는 도중에                                                              

함부로 발자국을 내지 마세나                                                               

금일의 나의 발자취는                                                               

필히 후에 오는 이에게 이정표가 되느니

 

2010년 6월 27일

가금면 장천리의 장자늪이 사라졌다는 이야기를 듣고

한강살리기 사업이 진행 중인 남한강 장천리 샛강을 찾았다.

장천리 샛강 중 유일하게 원형을 보존하고 있던 전설 속의 장자늪이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린 현장을 바라보면서 공허감을 느꼈다.

4대강 사업을 하면서 자연환경과 역사적 의미를 조금이라도 생각했다면

지역주민의 상징이었던 장자늪이 전설을 간직한 생태습지로 거듭나지 않았을까 ?

 

서두에  나오는 서산대사의 선문답시가 먼저 떠오른 것은

부론면 흥원창의 개치나루와  가금면 장천리의 개치마을의 유사한 지명보다는

말많고 탈도 많은 4대강 사업이 훗날에 어떠한 결과로 나타날 것인가를 생각하면서

장천리 샛강에 대한 나의 견해를 조심스레 글로써 전하고자 한다.

 

"무위자연의 도"를 생각하면서 ~~~~

 

산골어부는 그 동안 장천리 샛강 복원에 대한 관심이 무척 많았었다.

4대강 사업 중 한강 살리기의 찬성과 반대에 따른 논란이 아니라,

무차별적으로 훼손되어가는 장천리 샛강을 더 이상 방치하는 것은

장천리 샛강의 저습지를 농경지로 전락시킴은 물론이고,

장천리 샛강의 홍수조절 능력과 하천 저습지의 생태계 파괴가

장천리 저우내뜰 주변의 개발이라는 또 다른 빌미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에

샛강 살리기는 생태복원과 하중도를 보호하는 저지선이기 때문이다.

 

장미산. 저우내(형천). 개치. 달마실. 장자늪. 찰음대늪. 산두늪.

월상.  달여울. 하담. 하시탄, 두담, 됫섬, 두무소. 목계. 목계솔밭.

월촌, 여우섬. 막흐레기탄 등~~~~~~

장천리 샛강과 목계나루 주변은 남한강 본류에 거대한 생태습지를 이루는 곳이지만,

하중도의 경작행위와 공군사격장. 군사훈련. 골재채취 등으로 온전한 곳이라곤 거의 없다.

충주댐 조정지댐의 건설과 경작민들이 불법으로 축조한 장천리 샛강의 제방은

강물의 흐름를 변화시켜 하시탄 여울에서 됫섬의 두무소와 목계 주변의 토사를 유실시키고,

목계솔발 옆 산두늪의 하류와 여우섬에 또 다른 퇴적지를 만들어 월촌마을까지 영향을 준다.

남한강 장천리 샛강 주변의 하중도는 크게 세개로 분류된다.

상류는 저우내뜰, 중류는 목계솔밭. 하류는 막흐래기의 여우섬이다.

또한 장천리 샛강의 늪지는 장자늪.찰음대늪. 산두늪 등이 있으며,

홍수 시에는 샛강이 넘쳐 찰음대늪 하류에서 남한강 본류로 다시 흘러들기도 한다.

 

악성 우륵이 가야금을 타고 노닐던 남한강변에는

금대  금휴포의 탄금정(?).  금천의 청금정.

월락탄의 옥강정.  하시탄의 모현정이란 사휴정이 있던 곳이다.

또한 국원경과 중원경이란 역사적인 유적지와 더불어 수많은 문화재가 산재한 지역이다.

4대강 사업을 하면서 이러한 지역적 특성이나 자연지형을 반영한다면

남한강변이 새로운 자연생태공원과 역사테마공원으로 거듭나지 않을까 한다.

황무지를 개간하던 시절에는 하천부지가 쓸모없는 곳으로 인식되었지만은

이제는 하천부지가 생태계 보존의 마지막 보루가 된 현실에서

생태보존을 위한 새로운 패러다임을 형성하고 반대를 위한 반대가 아니라,

수변구역 내의 생태계 보존을 위한 노력과 희생이 있어야할 것이다.

 

장천리 샛강 장자늪에 얽힌 전설과 유사한 전설은 전국 각지에 너무나도 많다.

또한 장자늪과 같은 초라한 습지가 샛강에 미치는 생태계 비중이 미미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런 작은 것도 배려하는 것이야말로 자연생태계를 복원하는 시작이 아닐까 ?

 

 충주호 조정지댐 전경

 

장천리 샛강 입구 제방 

 

장천리 샛강 입구의 단무지 저장시설과 4대강 사업 현장 

 

장천리 샛강 장자늪 부근의 샛강 준설현장  

 

장미산 아래의 장천리 샛강 

 

 암반구간까지 휀손된  장천리 샛강과 장자늪(샛강을 굽이쳐 흐르게 했던 암반과 암석구간이 파괴되었다.)

 

 파헤쳐진 암반구간의  장천리 샛강과 장자늪

 

사라져버린  장천리 샛강과 장자늪(개치마을의 장자늪은 자갈로 뒤덮여져서 본래의 모습이 사라졌다.)

 

장자늪이 있던 저우내 개치 

 

징천리 샛강과 옛 공군부대 사격장 

 

 징천리 샛강과 옛 공군부대 사격장 

 

찰음대늪으로 이어지는 장천리 샛강 

 

 찰음대늪이 있던 장천리 샛강 

 

 장천리 샛강의 산두늪

 

 장천리 샛강의 산두늪

 

 장천리 샛강의 산두늪

 

 장천리 샛강의 산두늪

 

 장천리 샛강 하류

 

 장천리 샛강 하류

 

 장천리 샛강 하류와 여우섬

 

(참고자료 - 장자늪 전설)

 

 

 천벌 받은 장지늪 (가금면)

 
  가금면 장천리에 있는 장자늪은 낚시터로도 유명하지만 학승전설로 유명한 곳이다. 옛날 이 늪자리에는 천석꾼 장자가 살고 있었다. 고래등 같은 기와집에 수십명의 시종을 거느리고 노적가리가 마당마다 가득하였다.
 그러나 주인은 인색하고 몰인정하고 욕심 많기로 유명한 사람이었다.
 어느날 대문을 열고 들어온 탁발승이 동냥을 달라다가 주인에게 혼나고 간 일이 있었다. 그런 일은 한 두 번이 아니었다. 이 소문이 도처에 퍼지자 어느 암자에서 수도하던 노승이 거동을 보기 위하여 일부러 가봤다. 문전에서 목탁을 두드리며 부처님께 시주하기를 청하였더니 "우리집은 아무 것도 없으니 이것이나 먹어라"하며 외양간에서 쇠똥 한 삽을 푹 퍼서 바랑에 집어 넣는 것이었다. 노승은 침착한 목소리로 "부처님께 올릴 시주인데 이렇게 하시면 불법에 어긋납니다" 하니까 장자는 악의 찬 목소리로 "중놈의 새끼가 건방지다"며 지게작대기로 목탁을 때려 부수고 말았다. 노승은 합장을 하고 뒤로 돌아서 조금 걸어오는데 뒤에서 "대사님 대사님"하고 부르는 소리에 뒤를 돌아보니 어떤 여인이었다. 노승은 "뉘시옵니까?"하고 물으니 "저는 이 집 며느리인데 제 아버님의 성격이 과도해서 대신 사과 드리려는 것이니 부처님의 대자대비를 바랍니다" 하며 하얀 쌀 한 바가지를 가지고 왔다. 묵묵히 눈을 감고 여인의 말을 듣고 있던 노승은 무거운 입을 열었다. 앞으로 3일후 신시에 상좌승 하나가 저 동구 밖 느티나무 밑에서 부인을 기다릴 터이니 꼭 만나도록 부탁을 하고는 어디론가 사라졌다.


  
며느리가 살던 집터에 호수가 생긴 것을 장자늪이라고
 부르고 부도가 서있는
 장미산 기슭을 부도골이라 부르고 있는데...


 그런 후 3일이 지나 신시가 되어 며느리가 동구밖에 나가보니 과연 그곳에는 상좌승이 기다리고 있었다. 그는 부인을 보고 "지금부터는 소승이 하라는 대로만 하셔야 됩니다" 하고는 "첫째 입을 열지 말 것이며, 둘째 무슨 일이 있어도 그곳을 바라보지 말아야 하며, 셋째 밖의 사람에게는 일체 관심을 갖지 마시고, 저를 따라오세요"하고는 앞장을 섰다. 며느리는 상좌승만 따라갔는데 장미산성을 향해 올라가고 있었다. 중간쯤 올라갔을 때이다.
 별안간 뒤에서 찬바람이 불어 오더니 하늘이 무너지는 듯한 굉음이 들렸다. 그 순간 며느리는 모든 것을 잊어버리고 소리나는 쪽을 바라보았다.
 정말 못볼 광경이었다. 대궐같던 자기 집은 간 곳이 없고 검은 연기만이 하늘로 치솟고 있는데 그곳은 넓은 호수로 변해버렸다. 물 속에선 아우성 치는 가족들의 비명만 들려왔다. 며느리는 몸부림을 쳤다. 시 아버지를 부르려 했으나 입이 굳어져 말이 나오지 않았다. 또 달려 내려가려 했으나 발이 굳어져 움직일 수 없었다.
 옆에서 시종 이 광경을 보고 있던 상좌승은 체념한 듯 그 자리에 앉더니 합장을 하고 염불을 시작했다.그러자 그 여인은 염불소리와 함께 양지쪽으로 걸어 가더니 한 개의 부도가 되어버렸다. 지금까지도 그 부도가 그 곳에 서있다.
 그 후 며느리가 살던 집터에 호수가 생긴 것을 장자 늪이라고 부르고 부도가 서 있는 장미산 기슭을 부도골이라 부르고 있는데 부도골에는 마을이 생기고 장자 늪은 낚시터로 이름 났는데 장자 늪 바위 밑에는 정체 모를 굴이 있어 가금면 "두무소"에 있는 바위굴을 통해서 큰 이무기가 서로 통래하고 있다는 말도 전해지고 있다.

 

(참고자료 - 2007년도 장천샛강 답사자료)

 

충주시 가금면 장천샛강을 바라보며

(http://blog.daum.net/topgwon2002/965219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