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질없는 짓은 아니였겠지요.
산골어부
훨훨 타오른다.
고추대. 옥수수대. 참깨대. 콩대.
건넌방 군불로 세숫물도 뎁혔는데,
부질없는 불장난으로 사라진다.
씨를 뿌리던 봄날처럼
텃밭을 설거지하듯이
연기를 허공에 날리며,
보잘 것없는 텃밭농사를 마친다.
소일꺼리에 불과한 부질없는 짓.
계륵(鷄肋)같은 소확행(小確幸).
여유만만한 바보같은 짓꺼리.
덧없는 삶 속에 함께한 시간들.
세련된 강철은 아닐지라도
불질에 단련된 무쇠솥처럼,
소일꺼리로 함께한 순간들이
부질없는 짓은 아니였겠지요.
2019. 12.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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