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차를 타고/라이딩 후기

9월 24일 남한강 강변투어 (2) 여강백리 도리

산골어부 2007. 9. 27. 10:13

 여주 강변유원지를 뒤로 하고

연양천과 남한강의 제방도로를 따라서

우만리와 흔암리 선사유적지를 경유하여

도리로 향했다.

 

 한강변의 오지마을인 도리에 도착하니,

드넓은 습지와 강천유원지가 펼쳐졌다.

 

도리 마을 한바퀴 돌아보고

도리 마을회관에서 어부의 간식인 건빵을 먹고 물을 보충했다.

도리는 막다른 곳이라서 되돌아가야 하지만

청미천을 도강하여 삼합리 대우들로 건너가고 싶은 유혹에

다시 강변으로 향했다.

 

청미천과 남한강이 합류하는 도리강변은

하얀 백사장으로 뒤덮혀 있어서 잔차를 끌고 갔다.

청미천은 흐르는 물의 양이 너무 많아 도강이 어렵다.

작년 이맘 때에 잔차를 둘러메고 강을  건너갔던  생각이 났다.

 

 

 도강지점을 �아보지만

강바닥이 모래밭인지라 더 더욱 힘이 들었다.

이내 도강을 포기하고 되돌아 나왔다.

 

 

예서 속깊은 가을의 소리를 듣는다.

개개비도 떠난 들녘

오랜 벗같은 사람 하나

기울어진 농가 앞을 저물도록 서성거린다.

고봉밥 먹여주던 큰 들 지나서

일백육십리 물길 아프게 굽이쳐 흘러 남한강에 이르도록

네가 키운 건 돌붕어 모래무지

메기만이 아니다, 말하자면 청춘의 재 너머

기약없이 흔들리는 시대의 물빛으로 너는

금모래 언덕 남한강 갈대들을

품마다 온종일 끌어안고서 앓다만 감나무처럼 서있다.

애써, 벗같은 사람하나 이 가을을 뒤척인다.

때론 남기어진 상처들을 빗금처럼 바라본다.

들국처럼 고요히 미소짓다가 혹은 물빛으로 반짝이다가

엎어져 금모래빛 유년의 강가에서 노니는 꿈을 마신다.

합수머리 모래언덕

고개 숙인 갈대 모가지에 옛 그림자가 머물다 가고

동부래기 울음이 한참을 허공을 맴돌다간다.

내 아비의 탯줄은 아직도 예서 머물고 있는가?

먹빛 그림자 어두운 빈자리

납작 엎드린 농가에서 달려나오는 홀아비 삼촌의 해수기침소리

그 밤, 다시 뜬소문처럼 찾아들 때

흰 가루약으로 하얗게 부서져 흐르는

여주 점동면 도리마을 청미천가에서

나는

아직껏 돌아오지 않는

그 사람을 기다리고 있을뿐이다.

- 윤일균 시 '청미천에서' 전문

 

 

도리를 빠져 나와 삼합지 낚시터에서 점심을 먹었다.

이제 닭이머리 고개만 넘으면 충청도 내 고향이다.

(옛)닭이머리 고개를 따라 올라가니,

옛길은 사라지고, 오솔길 마저도 풀이 수북하다.

다시 삼합지로 내려가 닭이머리 고개를 넘어갔다.

 

닭이머리 고개를 넘으며 닭대가리 고개로 부르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