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9일 천등산 순환임도 트레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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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12월 9일
오늘은 천등산 순환임도를 도보로 트레킹했다.
그 동안 산악자전거로 라이딩을 즐기다가
그제께 계명산을 등산하면서
충주지역 임도를 도보로 트레킹하는 것을 구상하다가
어제 남산임도와 남산성을 트레킹하면서
천등산 임도를 트레킹 하기로 결심을 했다.
천등산 임도는 총길이가 35.16KM이지만,
다릿재를 기점으로 순환하는 임도는 약 25KM정도이다.
시간당 5KM를 기준으로 5시간 정도를 예상하고 출발하였으나,
휴식과 사진촬영 등으로 6시 시간 정도가 소요되었다.
산악자전거로 순환하는 것은
업힐 구간에서는 힘이 들어서
다운힐 구간에서 속도가 빨라서
주변을 돌아볼 수가 없었다.
한마디로 "주마간산"이다.
이번 트레킹을 하면서 도보로 트레킹하는 것이
자전거 트레킹보다 힘은 들지만,
오랜 시간을 숲과 함께 하면서
여유롭게 생각하는 시간을 갖을 수 있다는 것을 느꼈다.
임도 트레킹은 등산과는 다르지만
큰 준비물이나 장비없이도 쉽게 접근하여
즐길 수 있는 레포츠가 아닌가 한다.
천등산(807M)은 충주지역에서는 가장 높은 산이다.
그러나, 천등산/인등산/지등산/부산(면위산)
계명산/남산/발치봉/대림산
수레의산/국망산/보련산/장미산 등이
충주를 대표하는 산들이만,
대부분이 육산으로 특징이 없는 작은 산들이다.
천등산 순환임도 트레킹은 별다른 준비물이나 장비가 필요없기에
산악자전거용 백에 식수와 간식만을 넣고,
트레이닝복과 트레킹화 그리고 방한모와 장갑만을 준비하여 출발하였다.
천등산 다릿재에 있는 천등산 등산로 입구에 주차를 했다.
입산통제기간이 12월 15일까지 라는 표시판과 안내문이 보인다.
주머니에서 담배와 라이터를 꺼내어 차에 두고
오전 9시 50분 정도에 임도로 진입했다.
임도 입구에는 지난 여름 수해로 인한 보수공사가 진행 중인지,
현장 사무실과 자재 그리고 세렉스 덤프가 서있었다.
산악자전거를 타면서 홍수로 인한
임도와 조림지의 유실과 산사태가 일어난 곳들을 자주 보게 된다.
무리한 임도개설과 침엽수(잣나무/낙엽송) 위주의 단일 수종 조림지에서
특히 산사태가 자주 일어나는데, 이에 대한 예방책은 아직도 미흡한 것 같다.
민둥산이 사라진 것은 우리의 산림정책이 성공했다기 보다는
에너지원이 목재에서 석탄과 석유로 전환되고,
다시, 원자력과 태양열 등으로 변천되었기 때문이다.
또한 과거의 속성수 위주의 조림과 전시행정식 조림으로
우리의 산림이 더 황폐화되어가는 것은 아닌지~~~~
다릿재와 박달재를 넘어가는 (구)국도변에는 아직도 소나무가 울창하다.
그러나, 국도변에서 멀어진 사면이나 이면에는 소나무가 거의 없다.
산불과 벌목으로 인하여 잡목들만 가득하다.
그리고, 수종개량을 한 조림지는 수령이 얼마되질 않아서
더욱 더 ~~~~~
천등산 남측에 있는 인등산 역시 조림이 잘 되었다고 자랑하지만
인등산을 올라본 사람들은 실망 그 자체이다.
남측사면과 서측사면은 과수원들이
북측사면에는 골프장이
동측사면에는 조림을 한다고 벌목이 진행 중이다.
그리고, 지등산 일대도 마찬가지다.
밤나무 단지와 과수원이 산 정상까지 개간되어 있다.
천등산의 주산이라는 백운산도 마찬가지다.
조림을 한다고 온통 산판 투성이다.
(서대마을 위 천등산 임도 표지석)
천등산 임도는 순환임도라서 시계방향으로 돌아도 되고, 반시계방향으로 돌아도 되고,
임도의 분기점이 단순하여 길을 헤메거나, 코스를 이탈햘 걱정이 없다.
또한 임도의 출입구(다릿재/느릅재/도덕/합천/석천)가 골짜기마다
이어져서 임도 순환 시 원하는 곳으로 쉽게 빠져 나갈 수 있다.
천등산 다릿재에서 느릅재 구간은 5~6부 능선을 따라 형성되어
고저차가 완만하고 노면이 잘 다져져서 승용차도 달릴 수 있는 구간이다.
탄금대에서 목계나루로 이어지는 드넓은 지역이 조망되어 시야가 좋다.
어부도 처음 산악자전거에 입문하면서
다릿재를 업힐하여 이 구간을 라이딩하고 느릅재에서 둔대마을로 다울힐하곤 했다.
천등산 임도를 일주하는 것은 초보자에게는 힘든 라이딩이기 때문이다.
충주에서 출발하면 온로드 50km와 임도30km로 총80km의 라이딩 코스이다.
눈 덮힌 다릿재 구간 임도는
차량으로 다져진 눈이 빙판으로 변하여 미끄러웠다.
그리고, 등산객들의 발자국과
말의 발자국이 임도 중앙으로 이어져 있다.
누군가가 이곳에서 승마를 즐긴 모양이다.
말자국으로 보아 두 세차례 정도가 진행 된 것같다.
그리고, 산악자전거 한대가 지나간 흔적이 남아 있다.
눈길 라이딩은 정말 힘든 것이다.
눈길을 라이딩한 후기나 사진을 보면은 무척 멋있게 보이지만,
적설 상태나 온도에 따라서 라이딩하는 느낌이나 난이도가 다르다.
하지만, 비록 라이딩이 힘들지라도 눈 위을 달리는 기분은 타본 사람만이 알 것이다.
(도덕마을 분기점에서 바라본 명서리 줄기-천등산 임도에서 난이도가 가장 높은 곳이다.)
다릿재를 출발한지 2시간 정도가 흘렀을 것이다.
느릅재 삼거리를 지나 서대마을 구간을 지날 때까지 쉬지 않고 걸었다.
오전 보다는 기온이 올라서 얼었던 눈들이 조금씩 녹기 시작했다.
눈길을 걷는 느낌도 부드러워졌다.
방한모의 귀덮개도 걷어 올리고 트레이닝 상의도 풀어 헤친다.
배도 고파왔지만 아직은 임도의 절반도 걷지 못해서
귤 두개만 꺼내어 먹고 도덕 삼거리로 향했다.
임도에 웬 세렉스 차량이 보인다.
세렉스는 사륜구동이라서 과수원이나 산간오지에서
진가를 발휘하는 차량이다.
오늘처럼 빙판을 이룬 임도에서도 잘 달리는 차량이다.
처음에는 공사차량으로 생각했으나,
생각한 것과 달리 동네 아주머니로 보이는 분이
차를 끌고 올라와 산기슭에서 무언가를 캐고 있었다.
그 곳에 다가갈 시점에 웬 차량 두대가 올라오고
그 뒤에 두 사람이 걸어 온다.
나는 국유림관리사업소에서 임도를 순찰하는 것으로 생각되어,
입산통제기간에 입산죄로 아무말도 못 건네고 조용히 지나쳤다.
그러나, 올라온 차량에는"충주산림조합"이라는 글자가 씌어져 있었다.
아마도, 임도공사를 점검하거나, 준공검사를 하는 것이 아닌가 한다.
지난 여름 수해로 유실된 임도와 절개지는 모두들 복구되었다.
덕분에 오늘은 편하게 임도를 걸을 수 있었다.
어부가 처음 이 구간을 라이딩한 것이 2004년 가을이다.
그리고 2005년 초봄에 진흙탕길을 잔차를 끌고 넘어간 적이 있다.
그 당시는 임도가 막 개설되어 노면이 다져지질 않았고,
임도 주변에 벌목 작업이 진행되어 라이딩하기가 무척 힘들었던 시기였다.
어부가 처음으로 천등산 임도를 일주한 시점이다.
지금도 가끔은 그 때의 라이딩 후기를 보곤 한다.
봄날에 녹아내리는 눈덮힌 임도를 따라
진흙과 눈길을 잔차를 타기 보다는 끌고서 고생한 추억들~~~~
(명서리 줄기 안부에서 바라본 제천시가 운무에 덮여 있다.)
도덕 삼거리를 지나자 다리도 아프고 배가 고파왔다.
어느덧 천등산 임도의 절반을 걸어서 합천으로 넘어가는 임도 정상에 올랐다.
이 곳까지 걸린 시간이 2시간 40분 정도인 것 같다.
임도 정상에서 바라보는 제천지역은 운무에 가려져 보이질 않는다.
바람도 북동풍이 불어와 차게 느껴졌다,
또한 주변이 온통 눈밭이라서 쉴 곳이 마땅치 않았다.
그래서 조금 더 내려가서 노견에 조성된 공터에서
가장자리에 놓여진 돌 위의 눈을 걷어내고 앉았다.
오늘 점심은 좀 특별한 것이다.
마누라 생일 떡케익이다.
어제가 마누라 생일이라고 누님이 사준 것이다.
저녁은 제수씨가 사주고, 케익은 누님이 사 주었지만,
남편인 어부는 마누라에게 생일이라고
특별히 해준 것이 없어 미안할 따름이다.
어부가 산악자전거를 타면서
코스를 개척한다고 홀로 산 속을 헤메고 다니고
산악자전거 투어를 한다고 집을 떠나도
불평 한마디 없는 마누라 덕분에
오늘도 산 속에서 ~~~~
(합천 부근의 임도 5~10cm의 적설이 남아 있다.)
합천 부근의 임도에는 차량 이외는 아무도 지나간 흔적이 없다.
하얀 눈을 밟으며 내려가다가 산악자전거들이 업힐하다가
넘어져서 되돌아간 타이어 자국들이 눈에 들어 왔다.
세 대의 잔차가 라이딩을 하다가 이곳을 넘지 못하고
합천 삼거리에서 미지농장 길로 빠져나간 것이다.
합천 삼거리는 천등산 임도와 제천천(삼탄강)을 이어주는 분기점이다.
어부도 합천 삼거리를 경유하여 박하사탕 촬영지인 진소마을과
삼탄강 트레킹 코스인 명서리 임도를 자주 연계하여 라이딩을 했었다.
박하사탕 투어/단풍투어/도토리 투어 등은 투어에 테마를 주어
함께 하는 라이더들에게 기대감을 주기 위한 명칭들이다.
어부가 가장 좋아하는 코스는 삼탄강 도강 트레킹 코스이다.
공전역에서 삼탄역까지를 강을 따라서 도강하는 코스로
천등산 임도나 백운산 임도를 일주하는 것보다 더 힘든 코스이다.
내년 봄에는 삼탄강 트레킹 코스를 도보로 진행해볼 생각이다.
어부에게 두 번이나 죽을 고비를 넘기게한 삼탄강이다.
아직도 그 때의 기억은 생생하다.
그래도 삼탄강에만 오면 마음이 푸근하다.
(합천 부근의 설경)
(합천에서 석천으로 넘어가는 임도)
(합천에서 도덕으로 넘어가는 임도)
(천등산 임도 합천 삼거리-이곳에서 합천의 미지농장으로 내려가면 박하사탕 촬영지가 나온다.)
(천등산 임도 합천 삼거리 전경)
(석천에서 바라본 백운산 줄기)
합천구간을 지나 석천리 구간으로 접어 들었다.
석천리 구간은 천등산 임도 구간 중 가장 긴 구간이다.
경사도가 완만하지만 지루한 업힐로 고통을 주는 곳이다.
잔차로 라이딩할때는 느끼질 못했는데,
조금만 가면 될 것같은 원월리가 다리에 피로가 싸여서인지
오늘처럼 석천리 구간이 길게 느껴진 적은 없다.
석천리는 참으로 아늑한 동네다.
지금은 석천분교도 사라지고,
석천에서 합천으로 이어지는 산길도 사라졌지만,
집배원들도 오기를 꺼리는 오지마을이었다.
원월리는 충주시 산척면에서 제천시 백운면으로 행정구역이 바뀌었지만,
석천과 합천,명암마을은 아직도 충주시 산척면에 속하는 곳이다.
백운면을 따라 흐르는 개천은 원서천이다.
백운산/십자봉/삼봉산/옥녀봉/오청산/천등산의 물줄기와
벼락바위봉/구학산/주론산/시랑산의 물줄기가
운학계곡/덕동계곡/화당계곡을 따라
제천천인 삼탄강으로 흘러들어가는 개천이다.
전에는 어부도 이 곳으로 고기를 잡으려 자주 오곤 했었다.
그러나, 제천천의 오염이 너무 심해져서 고기잡기를 포기했었다.
지금은 하수처리시설들이 개선되면서 깨끗해지긴 했으나,
아직도 갈수기에는 ~~~~~
그래도 삼탄강에는 고기들이 너무 많아서 어부를 자꾸만 유혹한다.
(석천에서 바라본 박달재 줄기-구학산/주론산/시랑산)
지루한 석천리 구간을 뒤로 하고 원월리 구간으로 들어서자.
천등산의 뒷자락이 웅장하게 들어 온다.
그러나, 멀리 백운면 뒷편으로 백운산 자락은
작은 병풍들을 두른 것처럼 보인다.
태백에서 태백산이나 함백산이 작은 산처럼 보이는 것은
태백의 해발고도가 700~800미터나 되기에
1500고지의 산들이 작게 느껴지는 것이다.
어부가 어릴 때 부터 들어온 지명이 산척면 원월리다.
"산척면 큰외삼촌"이 원월리에 정착하여 살면서
어머님이 이 곳에서 잠시 백운초등학교 다닌 적이 있기 때문이다.
백운면에는 호랑이가 무척 많았다고 한다.
천등산으로 소풍을 갔다가 호랑이를 만난 이야기와
산척면 원월리에서 다릿재를 넘어 목계를 건너서
노은까지 걸어다닌 이야기 등을 들으며 자랐다.
지금도 원월리에는 외사촌 형님이 살아 계시지만,
외숙모님이 돌아가신 이후로는 ~~~~~
(천등산 동측사면인 석천리 구간)
다리가 아파오고 허기가 진다.
내리막 임도에서는 걷는 것보다는
뛰는 것이 더 편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뿐이다.
다릿재를 출발한지 5시간을 넘기다가 보니,
다리의 근육에 피로가 쌓이는가 보다.
계명산과 남산에 이어 3일째 산 속에서 놀고 있으니,
다리 근육이 놀래서 경기를 일으키는가 보다.
그래도, 어느덧 천등산 등산로 입구 광장에 올랐다.
아직도 1km를 더 가야 하지만 완주를 했다는 뿌듯함.
광장에 서있는 임도 안내판을 쳐다보며
지나온 거리를 다시금 체크해 본다.
완주의 기쁨 !
걸어서 천등산 임도를 완주한 기쁨 !
다릿재로 하산하는 발걸음에는 조금 전의 아픔은 없다.
6시간의 기나긴 도보 트레킹은 막을 내렸다.
천리행군을 하는 분들이나
원월리에서 노은까지 걸어다니신 초딩이(어부 엄마)보다는 못하지만
그래도 천등산 임도 속에서 ~~~~~
다음에는 ~~~~~또 어데로 갈까 ?
(천등산 임도 원월리 구간에 있는 음수대-관리가 되질 않아서 이 곳에서 물을 먹어본 적이 없다.
(원월리 구간에서 바라본 구학산과 주론산-주론산 중턱에 휴양촌 건설이 진행 중이다)
(천등산 임도 산악자전거 코스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