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자령과 꼬뎅이
꼬뎅이는 고갯마루의 강원도 강릉 사투리이다.
겨울산행으로 쉽게 산행할 수 있는 선자령을 다녀왔다. 선자령은 강원도 강릉시 성산면 보광리와 평창면 도암면 횡계리 삼정평 사이에 있는 고개로 대관령의 명성에 묻혀 있었으나 대관령보다 먼저 생긴 고개로 알려져 있으며, 지금은 고개보다는 산으로 더 유명한 곳이다. 백두대간을 지나는 대관령은 경사가 급하여 "대굴 대굴 구른다."에서 생겨난 지명으로 알려져 있지만, 본래 의미는 큰고개란 뜻일 것이다. 선자령은 대관령 옛길과 능선을 따라 이어지는 목장과 풍력발전기, 그리고 눈길 트레킹 코스로 수많은 등산객들이 찾는 곳이기도 하다. 하지만, 군부대의 통신시설을 비롯하여 목장과 조림으로 생태계 파괴의 표본이 되는 곳이기도 하다. 선자령 트레킹 코스는 백두대간이라고는 하지만 눈과 바람을 제외하면 뒷동산 산책코스보다도 쉽게 산행할 수 있는 곳이라서 산악자전거 동호인들도 즐겨찾는 곳이다. 산악자전거로 라이딩하기 보다는 목장과 소떼와 양떼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어 자랑하고픈 쇼맨쉽은 아닐까 ? 또한 선자령 눈길 트레킹은 태백산과 소백산 눈길과 달리 볼거리도 감동도 떨어지는 곳이다.
이번에 선자령을 산행하면서 "꼬뎅이"라는 강원도 사투리를 떠올리며 고개란 의미를 다시금 새겨 보았다. "고개"와 "고비"는 비슷한 뜻으로 어느 정점을 지나는 흐름의 꼭대기를 이르는 말이다. "꼬뎅이"는 고갯마루를 의미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충주지역에도 "종댕이와 소대기"란 지명이 나타난다. 종댕이나 소대기는 고개보다는 꼭대기 또는 산정상을 이르는 것이지만 "꼬뎅이"와 유사한 의미의 지명으로 쓰여진다.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아리랑 고개를 넘어간다."에서 아리랑 고개는 다른 세계로 넘어가는 것을 의미한다. 아리랑 고개 뿐만 아니라 전국에 산재한 고개는 마을과 마을 뿐만 아니라 경계를 넘어 다른 지역으로 넘어가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기에 고개를 넘어간다는 것은 자기자신의 생활 영역을 벗어나 미지의 세계로 가는 출발점이기도 하다.
선자령의 무분별한 생대계 파괴보다는 동강의 소박한 아름다움이 ~~~
남한강의 수계에 속하는 선자령에서 물길을 따라 내려가고픈 생각.
남한강의 발원지인 오대산(오대천)과 검룡소(굴지천)에서 흘러내리는 동강.
강원도의 정선 사투리 중 "뻥대"라는 것이 떠오른다.
동강을 따라 이어지는 뻥대가 보고싶은 이유는 무엇일까 ?
꼬뎅이는 고갯마루의 강원도 강릉 사투리이다.
고개 - 디지털강릉문화대전에서
- [정의]
마을과 마을을 이어주는 낮은 산줄기.
- [개설]
고개는 재, 치(峙), 현(峴), 영(嶺), 꼬뎅이라고도 하는데, 산줄기로 막혀 있는 마을과 마을을 이어주는 길이다.
- [종류]
고개는 마을과 마을을 이어 주는 작은 고개, 지역과 지역을 이어주는 큰 고개들이 있는데 작은 고개는 마을 사람들이 이웃마을과 교류를 위해 넘나들던 고개로 생존의 길이고, 큰 고개는 먼 길을 나서는 나그네들이 개나리 봇짐을 울러 메고 넘나들던 길이며, 선질꾼·보부상들이 넘나들던 길이고, 또 관원들이 말을 타고 출장을 다니던 길이다.
큰고개는 서쪽 지역인 영서지역, 남쪽 지역인 삼척지역, 북쪽 지역인 양양지역으로 가기 위한 고개다. 강릉지역에서 영서지역으로 가기 위해서는 백두대간을 넘었는데, 백두대간에 있는 고개는 대관령, 선자령, 진고개, 신배령, 횡계재, 망떼기, 삽현[삽당령], 산계령, 백복령이 있고, 남쪽 지역으로 가기 위해 넘은 고개는 화비령, 덕우리재, 방재, 남면재 등이 있고, 북쪽으로 가기 위해 넘은 고개는 이명고개, 두루미재, 양양꼬뎅이, 바디재, 철갑령 등이 있다.
고개 정상에는 돌을 쌓아 올린 돌무더기(돌탑, 국시뎅이)가 있는데, 나그네들이 행로안전을 기원하며 잠시 휴식을 취하기도 했다.
- [현황]
강릉시에 있는 재는 남산재, 당재, 도덕재, 도투리재, 독갑재, 두루미재, 마명재, 마산재, 마재, 모래재, 목넘이재, 묵박재, 박석고개, 발락고개, 배다리고개, 봉화재, 부엉재, 삼응재, 삼정재, 삿갓재, 싸리재, 서당재, 손고개, 쇠꼽재, 술기재, 쑥밭고개, 안고개, 안산재, 앞고개, 앞이마재, 앞재, 어이넘을재, 원뎅이재, 이랠고개, 이명고개, 진등고개, 진재등, 코풀재, 큰골재, 큰물재, 파명재, 황새재, 회생재가 있다.
강동면에는 감산재, 괘방산재, 괴일재, 노루목재, 다래재, 당산재, 당재, 독고개, 뒷고개, 땅재, 밤고개, 방고개, 방재, 백령재, 범울이재, 봉화재, 불화재, 빨래고개, 성재, 손우재, 송골재, 아랫재, 아울이재, 안산재, 앞재, 장안재, 장적고개, 정동재, 진등재, 창학재, 퍼일재, 피내재, 하고개, 화비령, 흑골재 등이 있다.
구정면에는 늘목재, 덕고개, 덧재, 돌고개, 망고개, 버들고개, 범고개, 상정재, 왕고개, 장안재, 텃재, 팥죽고개가 있고, 사천면에는 갈정재, 곱흙재, 광재, 남산재, 노장재, 달각재, 대성재, 덕실재, 덕장재, 도구령, 도투마리재, 뱀재, 사월고개, 시지목재, 지재, 탑재, 황룡재, 황병재, 흰재들이 있다.
성산면에는 갈막재, 계산재, 광양재, 까치고개, 꺽정재, 노루목고개, 느러리고개, 대관령, 동두재, 동막재, 망월이고개, 멍애재, 미래재, 버들고개, 부엉재, 빌재, 사실이재, 새재, 선자령, 송암고개, 솥목고개, 싸리재, 쑥고개, 안고개, 앞고개, 영산재, 왕산고개, 원울이 고개, 읍성재, 응고개, 장안재, 정방재, 제멩이재, 조강재, 팔봉재들이 있고, 연곡면에는 노루목재, 동산재, 먹이재, 묘재, 무주재, 바디재, 방고개, 방우재, 봉화재, 서낭고개, 신배령, 잔등고개, 잣고개, 전후재, 진고개, 철갑령, 탑재들이 있다.
옥계면에는 가매재, 곧은재, 곰덫재, 괴배재, 괼재, 근남재, 남면재, 다래재, 덕달재, 덕우리재, 독장고개, 동경재, 뒷재, 망구재, 매냄이재, 박달꼬뎅이, 방재, 백봉령, 산계령, 삿갓재, 서당재, 앞당재, 앞재, 예림이재, 옻재, 이밀묵재, 자울재, 지필재, 질금이재, 창재, 흑싯골재 들이 있고, 왕산면에는 곰배장재, 놀거재, 늘묵재, 늪골재, 다리재, 도토목이재, 독바우고개, 독바우재, 두드렁재, 둥부리재, 들미재, 말굴이재, 말암재, 매봉령, 맹떼기재, 밤나무재, 버들고개, 병풍재, 비득재, 비오깃재, 사자목재, 삽현, 새목재, 새재, 소로목재, 쌍옥치, 재리니고개, 피득령, 횡계재 들이 있고, 주문진읍에는 고적재, 남산재, 당재, 땅재, 양양꼬뎅이, 원고개, 장데기고개, 철갑령, 황우재 등이 있다.
- [의미]
강릉 지역에는 백두대간에서 뻗어 내린 산 능선들이 많이 있어서 고개들이 유달리 많이 있다. 산 줄기와 줄기 사이에는 마을이 옹기종기 모여 있고, 산 능선으로 막혀 있는 마을과 마을을 이어주기 위해 길을 만들었는데, 이것이 고개다.
고개는 산 능선으로 막혀 있는 이웃 마을과의 교류를 마을 사람들의 적극적인 의지로 해결한 통로이다. 험준한 강릉의 자연 여건에 순응하고 복종하기만 한 것이 아니라 주민들의 적극적인 의지를 통해 자연 장애를 이겨내며 길을 만들어 이웃과 교류를 하게 되고, 이웃 마을과 교류를 통해서 정보를 교환하고, 또 이웃과 혼인을 하여 혼척관계를 형성하기도 했다.
고개는 지역민들의 삶의 흔적과 애환이 담겨 있는 생존의 길이다. 이웃 마을과 교류함으로써 더 넓은 지역으로 나가려는 의지의 산물이었으며 이웃 고을을 침입하거나 약탈하기 위한 공격적인 뜻이 내포된 길은 아니었다.
[참고문헌] |
• 김기설(金起卨), 『강릉지역 지명유래(江陵地域 地名由來)』(인애사, 1992) |
선자령 - 디지털강릉문화대전에서
- [정의]
강원도 강릉시 성산면 보광리와 평창면, 도암면 횡계리 삼정평 사이에 있는 고개.
- [개설]
옛날 대관령에 길이 나기 전 영동 지역으로 가기 위해 나그네들은 선자령으로 넘나들었다.
- [명칭유래]
선자령 계곡이 아름다워 선녀들이 아들을 데리고 와서 목욕을 하고 놀다 하늘로 올라간 데서 선자령이라는 명칭이 유래되었다.
- [자연환경]
선자령은 백두대간을 이루는 영동과 영서의 분수계 중 한 곳으로 동쪽으로는 급경사, 서쪽으로는 완경사를 이루는 경계 지점이다. 특히 북쪽의 곤신봉과 매봉에 이르는 서쪽 지역은 남한강 상류가 되는 송천이 시작되는 곳으로 지형학적으로 대관령면 중에서도 고위평탄면에 속하는 산악지 중에 비교적 경사가 완만한 저평지를 이룬다.
- [위치와 교통]
선자령에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은 대관령에서 백두대간의 능선을 타고 올라가는 길과, 강릉시 성산면 보광리 보현사에서 서쪽으로 올라 대공산성[일명 보현산성]을 거쳐 곤신봉에서 내려오는 길이 있다.
- [현황]
선자령은 평창군 도암면 횡계리로서 과거 삼양축산이 개발할 당시부터 삼정평이라 하여 그 역사가 깊은 곳이다. 삼양축산이 개발한 도암면 횡계리 일대는 축산을 위해 백두대간에 이르는 산줄기 부분까지 비포장도로가 개설되어 있다. 최근에는 자연 생태 보존을 위한 여러 사업들이 시행되고 있다. 또한 선자령 일대에는 풍력단지가 조성되어 새로운 산업 및 관광자원으로서 부각되고 있는 자연 청정 지역이다.
[참고문헌] |
• 『강릉시사(江陵市史)』(강릉문화원, 199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