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주 여강길 - 섬강 합수머리를 건너며
여주 여강길은 이명박 대통령의 대운하 공약과 4대강 사업의 반발로 부각된 남한강 둘레길이다. 어찌 보면은 강생태계를 보존하기 위해 남한강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개척한 생태 테마길이지만여주 여강길을 찾는 사람들은 거의 없다. 아름다운 여주 여강길은 왜 ! 외면당하고 있을까 ? 그리고, 여강길을 걸어본 사람들은 왜 ! 중도에 포기하고 다시 찾지 않을까 ? 이는 여강길 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의 테마길도 마찬가지다.
나는 오래 전부터 남한강을 따라 이어지던 강변도로와 제방길, 농로와 오솔길을 따라 탄금대에서 이포대교까지 도보와 자전거로 다니며 남한강이 그려낸 풍경들을 즐겨 왔었는데, 이제는 남한강 자전거길이 개설되어 충주 탄금대에서 여주 강천보 까지 4시간이면 갈 수 있다. 남한강 자전거길을 따라 달리는 라이딩 스타일도 포장된 길을 열심히 폐달링하는 질주본능으로 변질되고, 같은 노선을 달리고, 같은 쉼터에서 쉬고, 같은 포토죤에서 똑같은 사진을 찍는 판박이 투어가 이루어진다.
4대강 자전거길을 달리면서 흙탕물 한번 묻히지 않고, 물길 한번 건너지 않고, 국토종주코스인 4대강을 완주했다는 인증샷과 그를 자랑하기 위해 열심히 인증센타에서 도장을 찍는 사람들도 있다. 물론 한강과 낙동강 길을 자전거로 종주한다는 것이 힘든 고난이지만, 그 본래 의미는 아닐 것이다.
충주 탄금대를 출발하여 자전거길을 따라 섬강이 흘러드는 부론 흥원창지까지는 쉽게 달려갔다. 막상, 여강길의 백미라는 자산 뚝바위길 맞은편 강변에 도착해서 바라보니, 자산 뚝바위를 경유하는 사람도 없고, 관리도 되지 않는 산책로를 자전거로 가야하는지 고민에 빠졌다. 섬강의 제방길에서 강 반대편을 바라보니, 자산 뚝바위까지 가는 길이 험난해 보였다. 그런데, 강 건너에 있는 자산 뚝바위 백사장에서 강을 건너오는 낚시꾼과 탐석꾼의 모습에 눈이 번쩍거렸다. " 도강이다." 자전거를 둘러메고 강을 건너고 싶은 마음은 간절했으나, 다시 되돌아 올 것같은 느낌이 들어서 배낭만 메고 강을 건너서 자산 뚝바위 앞 백사장에 서니, 무인도에 들어온 것같은 쾌감을 느꼈다. 하지만 새로 조성된 여강길은 너무나 험난했다. 여강길 답사를 포기하고 섬강과 남한강이 만나는 백사장에 서서 자산 뚝바위를 바라본다. 바라보기만 했던 강 건너의 자산 뚝바위는 너무 아름답다.
자산 뚝바위를 뒤로 하고 다시 자전거를 타고, 문막 섬강교를 지나 옛 여강길인 해맞이 동산길로 향한다. 강변을 따라 이어지는 여강길은 지난 여름에는 사람이 다닌 흔적이 별로 없었고, 곳곳이 유실되어 고생길이었다. 해맞이길이 끝나고 강천섬으로 이어지는 논뚝길에는 이정표조차도 없다. 강천섬과 강천보를 지나 단현리의 브라우 나룻터에 도착했다. 우만리와 흔암리 나룻터를 지나 아홉사리길로 점동면 도리까지 갈 예정이었지만 엄두가 나질 않았다. 자전거를 타는 것보다는
끌고 메고 다니는 것이 특기인 바보같은 자존심 때문에 우만리 나룻터까지 진행을 했지만, 여강길은 걷기도 불편했다. 우만리에서 여강길을 포기하고 장호원을 경유하여 집으로 ~~~
여강길은 여강길을 만든 사람만이 다닐 수 있을 것같다. 여강길은 지나치게 긴 코스를 연계한 지도상의 테마길이다.
강과 습지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테마길이 아니더라도 수풀을 헤치고, 진흙투성이가 되어도 그 속에서 즐긴다. 하지만, 강과 함께 살아가지 않는 사람들은 체험보다는 말로써 그를 대신하며 강을 관광으로 바라볼 뿐이다. 여강길은 생턔환경을 위해서 무리한 테마길을 없애고, 거점들을 탐방하는 짧은 코스로 구성하여 접근성을 높이고, 연계가 힘든 구간은 개발보다는 생태보존지역의 제한하여 생태계를 보존하고, 우회코스를 활용하는 대안이 필요하다.
(탄금대 합수머리)
(탄금호 조정경기장 중계도로에서)
(노은내치기의 봉황섬)
(자산 뚝바위)
(자산 뚝바위 앞 섬강 도강길)
(자산 뚝바위 앞 섬강 도강길)
(해맞이 동산길에서)
(해맞이 동산길에서)
(부라우 나룻터길의 느티나무)
(부라우 나룻터)
(우만리길의 징검다리)
(우만리 나룻터의 느티나무)
(우만리 나룻터에서 바라본 강천보)
(감곡IC의 조형물 -감곡 복숭아)
(노을이 지는 달천)
(노을이 지는 신탄금대교)
참고자료(여주 여강길 코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