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천등지맥의 끝자락 죽방재에서
천등지맥의 끝자락인 고봉은 산골어부가 즐겨 찾는 곳이다.
산도 작아 쉽게 오를 수 있고, 찾는 이도 없어서 한적하면서도
아기자기한 충주호 경관을 만끽할 수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이번 고봉 산행은 천등지맥의 끝자락인 옛 명오리의 죽방재이다.
배오개재는 몇년 전에 다녀온 적이 있지만 죽방재는 초행길이다.
충주호로 인하여 자연 속으로 회귀하던 천등지맥의 끝자락 길은
명오리 임도공사와 간벌지대과 산판지대 때문인지는 몰라도
왜 ! 내가 이런 곳을 찾아가는 것일까 ? 하는 자책도 들었다.
명오리 임도는 내 년쯤이면 미라실로 이어질 것으로 추청되는데,
명오리 임도가 완성되면 고향을 떠났던 수몰지역 사람들이
고향땅도 둘러보고 조상님 묘소도 자주 찾아 볼 수도 있겠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황강임도처럼 농경지가 조성되는 것은 아닌지.
그리고 그 다음은 ~~~~
시끄러운 명오리 임도공사현장을 지나 죽방재로 향하는 길은
가끔씩 지나간 산꾼들의 흔적이 남아 쉽게 찾아갈 수 있었다.
하지만, 죽방재를 지나 제천천이 남한강과 만나는 끝자락은
성묘길과 등산로가 희미하여 가다가 되돌아 오기를 반복하다가
포기하고 버섯을 찾다가 시간을 허비하여 허탈하게 되돌아왔다.
이번 산행은 눈에 들어온 버섯 때문에 산행도 잊어버리고
버섯을 찾아 이러저리 헤메다가 목표지점을 가지 못했다.
가을철 야생버섯에서 느끼는 맛과 향은 참으로 독특하다.
송이버섯은 코로 느끼는 향은 좋지만 입맛은 별로이며
재배된 버섯은 향도 없고 맛도 없는 눈요기일 뿐이고,
요즈음 매운탕은 고추만 들어간 고추탕처럼 느껴진다.
어릴 적에 여름철에 나는 청기와 버섯과 꾀꼬리 버섯을
개울에서 잡은 민물고기로 매운탕을 끓여서 먹던 맛.
그 버섯민물매운탕 맛은 아직도 잊혀지질 않는다.
야생버섯은 독성이 있기에 함부로 먹는 것은 금물이다.
야생버섯은 독성이 있어 소금물에 충분히 헹구었다가
들기름에 볶아야 해독이 된다지만 그 근거는 모른다.
하지만, 돼기고기와 함께 먹던 싸리버섯은 고기보다
더 맛있고 졸낏했었던 어릴 적 기억이 떠오른다.
죽방재를 지나오며
아버지를 기다리고,
어머니를 기다리고,
형제들을 기다리고,
친구들을 기다리던 모습이 ~~~~
아무도 없는 고개에 앉아
그 모습들을 떠올려본다.
고갯마루는 기다림인가.
다시 오기를 기다리고,
언제 오나 기다리고,
왜 아니 오나 기다리고,
보내고 기다리는 마음은
모두 잠겨 고요만이 흐른다.
죽방재를 넘던 사람들과
배오개재를 넘던 사람들은
죽방재와 배오개재를 기억할까 ?
천등지맥 끝자락이 무엇이길래
산꾼들은 고개를 가로질러
무심한 충주호로 향하나.
서운리 임도 안내판(명오리 임도는 공사중)
미라실에서 명오리로 이어지는 임도(공사중)
명오리 죽방재(죽방치)
명오리 죽방재(죽방치)
명오리에서 바라본 고봉
명오리에서 바라본 등곡지맥(황학산)
명오리에서 바라본 충주호
명오리에서 바라본 배오개재
산행길에 만난 갓버섯
산행길에 만난 붉은싸리버섯
천등지맥의 끝자락(고봉에서 배오개재) http://cafe.daum.net/chungjuhoMTB/WUBA/163
충주호 - 황강임도 http://cafe.daum.net/chungjuhoMTB/WRDO/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