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과 담소/흐름과 머무름 속에서
모과나무 아래서
산골어부
2016. 4. 27. 08:22
모과나무 아래서
산골어부
까까머리. 빡빡머리
모과같은 소대가리.
해마다 피는 모과꽃이
이제야 눈에 띤 것은
돌대가리의 무감각일까 ?
떠나간 님의 그림자같은
그윽한 모과꽃 향기.
늘 바라보던 모과는
탐스럽고, 때깔도 좋은데도
과일로 여겨본 적이 없다.
울퉁불퉁 못난이는
꽃도 예쁘고, 향기도 좋은데,
왜 ! 맛은 떨떠름할까 ?
님이 있던 모과나무 아래에
묵묵히 서서 회상에 잠긴다.
모과주와 모과차를 마셔도
그 맛을 알지 못하는 것은
목석(木石)같은 지팡이처럼
아직도 연륜이 적은 탓일까 ?
2016년 4월 26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