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과 담소/흐름과 머무름 속에서
건거니와 짠지
산골어부
2016. 11. 28. 22:37
건거니와 짠지
산골어부
예전에 먹었던
건거니와 짠지는
어데로 갔을까 ?
이제는 아내의 음식이
더 입에 맞는다.
건거니와 짠지같은
엄니의 손맛은 아닐진데,
왜 ! 마누라의 손맛이
더 그립고 맛이 있을까 ?
하지만, 늘 투정만 부린다.
예전에 먹었던
건거니는 맛이 있었을까 ?
끼니로 먹는 집밥은 맛이 있을까 ?
아마도 길들여진 중독일 것이다.
마누라에게 길들여진 입맛이다.
외식을 주로하는 오늘날.
맛집을 가도 집밥보다 못한 것은
향신료로 뒤범벅된 잡탕들.
고유의 향이 아니라 자극하는 맛과
고유의 식감과 맛이 사라진 눈요기.
건거니와 짠지가 맛이 있었던 것은
비린내와 누린내가 풍기는 고기맛처럼
풀내음과 향이 살아있는 계절맛이다.
"집 나간 며느리가 돌아 온다."는 거짓말처럼
사시사철 같은 맛에 숨겨진 상술이 아닌
계절에 따른 손맛이 그리운 것이다.
2016년 11월 28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