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과 담소/흐름과 머무름 속에서

철새가 머물은 자리

산골어부 2018. 3. 6. 07:36

 

 

 

 

철새가 머물은 자리

 

                                     산골어부

 

철새가 지나간

자리엔

똥만 남았습니다.

 

텃새가 떠난 들녘엔

때 잊은 허수아비가

바람에 펄럭입니다.

 

텃새가 사라진 숲 속엔

철새가 날아와

먹이를 찾고 있습니다.

마치 이방인처럼.

 

철새가 머물다간

자리엔

똥만 남았습니다.

 

텃새가 남긴 추억은

공허한 메아리처럼 

맴돌다가 사라집니다.


지금은
철새가

둥지를 틀고

계절을 노래합니다.

마치 점령군처럼.

 

                            2018.   3.   6 (경칩)

 

음성 신천리 백로 서식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