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과 담소/흐름과 머무름 속에서
흔적 지우기
산골어부
2018. 8. 28. 16:03
흔적 지우기
산골어부
비가 내린다.
자국들이 사라진다.
눈 위에 남긴 흔적들은
벌써 사라져 버렸지만.
아직도 흔적들이 너무도 많다.
바람이 분다.
흔적을 찾던 시간 속에서
무엇이 그렇게 궁금했을까 ?
이제는 그런 흔적들이 싫다.
추억조차도 잊고 싶다.
흔적을 지우는 것과 남기는 것이
무슨 차이가 있을까마는
그래도 흔적을 지우고 싶다.
비바람이 지난다.
이름도 없이
시비도 없이
무심히 쓴 낙서도 지우고 싶다.
흔적을 지운다고
거꾸로 가진 않겠지만,
뭇새처럼 산야를 누비다가
흔적없이 사라지고 싶다.
2018. 8.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