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란 그늘 아래서/자취를 밟으며

미륵리 삼층석탑과 정체불명의 불두상

산골어부 2019. 5. 29. 22:33




미륵리 삼층석탑과 정체불명의 불두상


하늘재로 올라가는 길가에는 미륵리 삼층석탑과 미완성의 불두상 조각이 서있다. 미륵리 삼층석탑의 위치가 모호하여 비보사탑이라고 한다. 중앙탑으로 알려진 충주 탑평리 칠층석탑처럼 사지는 없고, 탑만 존재하기에 건립의 목적을 알 수가 없어 산길의 이정표나  하늘재에서 흘러내리는 계곡에 위치한 미륵리 원터를 홍수로 부터 보호하기 위한 비보탑으로 추정할 뿐이다.  경주의 석굴암에 있는 삼층석탑과 석등좌대도 석굴암과는 떨어진 곳에 위치하여 석굴암과는 무관하게 보이기도 한다.  미륵리 삼층석탑도 고려초에 도선비기에 따른 비보사탑이라면 그에 걸맞는 시설이 존재했다는 반증일 수도 있다. 미륵리 삼층석탑에서 보이는 미륵리 불두상은 더 생뚱맞다. 두상의 상부와 목도 없이 얼굴만 조각된 미완성의 불두상이다. 좌대와  얼굴만 남아 있는 불두상은 누가 만들었을까 ?  혹시 미륵사지의 미륵불을 멋진 미륵불로 재현하고픈 것은 아니였을까하는 생각도 든다. 다른 조각들은 어디에 있을까 ?  미완의 작품이기에 더 많은 상상을 하게된다. 그리고, 오래된 유구로 보여지지도 않는다. 현대의 조각품처럼 문화재적 가치도 없어 보이지만, 이를 만든 사람은 얼마나 많은 고민을 하고 시간을 보냈을까 ?  그 덕분에 지나는 길손의 말동무가 되어있는 것은 아닐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