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과 담소/흐름과 머무름 속에서
11월 그 어느 날 밤에
산골어부
2019. 11. 26. 08:14
11월 그 어느 날 밤에
산골어부
무엇이 그리도 그리울까 ?
시작도 끝도 아닌 11월의 밤.
마지막 남은 한 장의 달력.
12월은 세월의 꽁지다.
11월의 어느 날 밤에
86세대인 꼰대가 되었다.
낡아 빠진 세대가 된 우리.
흔적을 남기기 보다는 지우며
젊은 날을 추억으로 만든다.
나이가 들면 고집도 세다지만,
늙어 가면 눈치도 고수가 된다.
모두가 세파에서 얻은 것이지만,
11월의 그 어느 날 밤에는
잊었던 날들을 되새기며
회한에 잠긴다.
그 어느 날 밤에는
야상곡(夜想曲)에 잠들고 싶다.
잡념도 상상도 없이
마음을 달래주는 선율에
무덤덤한 미소로
내일을 기다리고 싶다.
2019. 11. 26
클로드 드뷔시(Claude Achille Debussy) - Trois Nocturnes
산골어부의 오늘밤 야식(감자와 귤, 그리고 김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