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과 담소/흐름과 머무름 속에서

이름 모를 사람들 속에서

산골어부 2019. 12. 12. 09:24

 

 

 

이름 모를 사람들 속에서

 

                                           산골어부

 

갈 곳도,

머무를 곳도 없는데,

무작정 나선 거리에는

이름 모를 사람들로 가득하다.

 

오고가는 사람들 속으로

나도 따라  멍하니 걷는다.

화려한 연말의 거리가

스크린처럼 보인다.

 

이름 모를 사람들 속에는

나의 이름도 얼굴도 없다.

이름 모를 들꽃처럼

존재감 없는 잡초처럼  

난 그 속에서 즐긴다.

 

떠오르는 친구들과 지인들.

떠오르는 엄마와 아버지.

떠오르는 아내와 아이들.

스치는 순간들을 펼쳐본다.

 

어디로 갈까 ?

갈 곳도 머무를 곳도 많은데,

지금은 갈 곳도 머무를 곳도 없이

이름 모를 사람들 속으로 빠져든다.

 

                                                   2019.  12.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