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과 담소/흐름과 머무름 속에서
우리 우리 설날은
산골어부
2020. 1. 26. 23:24
우리 우리 설날은
산골어부
까치 까치 집까치가 울면
강아지도 꼬리를 흔들며
까치 까치 설날을 노래했다.
서울 간 아재비가 내려오면
돼지 도르리가 시작되고,
시집 못 간 건너집 누이도
대목장에 어여삐 서성거렸다.
까치 까치 까마득한 설날에는
온 집안어른들이 모두 모여
조상님께 차례를 지내고,
떡국과 세배로 새날을 열었다.
까치 까치 까마득한 설날에는
가문의 안녕을 덕담으로 소원했다.
까치 까치 설날은 옛날이구요.
우리 우리 설날은 오늘이래요.
차례와 세배는 우아한 고명이구요.
쿠폰과 티켓이 설치레 선물이래요.
설날은 틀에 박힌 명절이지만
우리 우리 설날은 훈훈하다.
까치 까치 설날은 전설이구요.
우리 우리 설날은 현실이래요.
세상이 바뀌고 노는 물이 달라져도
우리들의 설날은 해마다 돌아오고,
우리 우리 설날에는 온 가족이 모여
저마다의 재롱으로 여유를 즐긴다.
2020. 1.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