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과 담소/흐름과 머무름 속에서
큰개울에서
산골어부
2020. 9. 18. 05:01
큰개울에서
산골어부
무척 오랜만에 개울에 섰다.
제방 만큼 멀어진 개울.
한포천에 숨어버린 큰개울이다.
작은 개울가에 중학교도 보인다.
장터 끝을 가르는 작은 개울.
학교에 묻혀버린 권씨네 개울이다.
추억 속에 개울은 아름답지만,
제방에서 바라보는 큰개울은
돌망태와 콘크리트보 뿐이다.
모래밭과 자갈밭으로 이어지는 큰개울.
개울가 논과 밭은 홍수에 쓸려갔지만,
아이들에게는 놀이터가 될 뿐이었다.
참나무보뜰, 큰보뜰, 새보뜰, ~~
국민학교 때 소풍가던 쇠똥밭.
지금은 풀을 뜯는 소 한마리도 없다.
송사리와 놀던 권씨네 개울에는
작은 개울을 벗삼아 살아온 노모가
옛날을 회상하며 누군가를 기다린다.
2020. 9. 17
참조: 솟대울 또는 쇳대울 냇가는 쇠똥구리가 많은 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