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어부 2021. 7. 15. 19:47

투명한 인간

 

                            산골어부

 

가진 것도 없으니,

버릴 것도 없다.

아는 것도 없으니,

모르는 것도 없다.

숨길 것도 없으니,

부끄러울 것도 없다.

 

투명한 인간.

영혼만 남았을 때,

지은 죄는 투명할까 ?

하늘나라로 가면

투명한 인간이 되어

숨긴 죄는 나타날까 ?

 

가진 것도 없지만

더 가질 것도 없다.

아는 것도 없지만,

더 배울 것도 없다.

숨길 것도 없지만,

더 보여줄 것도 없다.

 

부질없는 삶 속에서

부끄럼 없이 산다는 것은

틀에 박힌 순수와 정의라는

맹랑한 이념이 아니라,

비록 쭉정이가 될지라도

순진스럽게 사는 것이다.

 

                               2021. 7.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