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과 담소/추억과 생각

역사의 뒤안길에서

산골어부 2021. 11. 28. 05:52

역사의 뒤안길에서

 

                                       산골어부

 

"물러가라. 훌라훌라."

스크럼을 짜다가 던진 돌멩이는

자유와 정의가 아닌

떼거지 놀이였다.

정문 앞에 선 탱크.

숨죽인 침묵이었다.

살기 위한 침묵이었을까 ?

 

"물러가라. 훌라훌라."

술잔 위에 울먹인 몸부림은

저항과 투쟁이 아닌

젊은 날의 방황이었다.

깃발 아래 선 우리들.

꿈같은 선동이었다.

무엇을 위한 욕망이었을까 ?

 

무엇이 달라졌을까 ?

까마득한 옛날에도

달라진 것은 없었다.

아주 까마득한 옛날에도

칼 앞에선 공포.

주검이 아닌 침묵이다.

살기 위한 침묵이었을까 ?

 

죽고 사는 것은

변하지 않았다.

산자들이 바라는

주검들의 댓가들.

까마득한 옛날에도

아주 까마득한 옛날에도

시장처럼 핏값을 흥정했다.

 

                                2021. 11.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