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 들/물길 따라서

하담 모현정에서

산골어부 2022. 4. 22. 21:19

삼휴(三休)

사휴(四休)

칠휴(七休)

 

다산 정약용은 왜 사휴정(四休亭)이라고 했을까 ?

삼휴정(三休亭)과 사휴정(四休亭)은

악성 우륵이 국원에 머무르면서

남한강변에서 쉬었다는 사휴지(四休地)와

무슨 연관성이 있을까 ?

 

삼국사기 뿐만 아니라,

고서에도 없는 우륵의 사휴정(四休亭)은

허접한 선비들이 중국고사를 빌어 만든 이야기가 아닐까 ?

우륵의 사휴정(四休亭)과 사휴지(四休地)에 대한

역사적 근거는 없다.

사휴(四休)와 삼휴(三休)에 대한 의미도 다르지만,

탄금대를 지나는 선비들의 이상(理想)은

우륵처럼 가야금과 뱃놀이를 즐기는

완상과 완락의 꿈이 아닐까 ?

 

이야기꾼들이 만든 우륵의 사휴지를

지금의 충주 탄금호에 만들면 어떨까 ?

사휴지가 모자라면 칠휴지 나룻터도 만들고,

가야금 12줄을 상징하는 십이지(十二地)와

십이곡(十二曲)이면 또 어떠랴.

 

반천에서 탄금대를 오고가는 나룻배.

가야금을 감상하는 황포돗배.

금휴포 나루에는 낭성과 하림궁.

반천 인담에는 우륵의 유허지와 주막촌.

지나간 기록이 역사라지만,

미래는 만들어가는 것이겠지요.

 

일휴정은 김생의 벙어리 여울(김생정)

麤茶淡飯飽卽休 

이휴정은 금휴포의 금탄(우륵정)

補破遮寒暖卽休

삼휴정은 금천의 누암(청금정)

三平二滿過卽休

사휴정은 달여울의 옥강정(옥강정)

不貪不妬老卽休

 

오휴정은 반천나루(국원정)

蓋量其才一宜休

육휴정은 원포리 북개나루(강수정)

揣其分二宜休

칠휴정은 중앙탑이 있는 인담(탑정)

耄且聵三宜休

 

 

 

다산시문집 제2권  / 시(詩) 

 

하담을 떠나며[離荷潭]

 

사휴정 아래 물줄기 넘실넘실 흐르는데 / 四休亭下水漣漣
객중의 말 슬피 울며 나룻배에 올랐네 / 客馬悲鳴上渡船
가홍역에 당도하여 강어귀서 바라보니 / 行倒嘉興江口望
장미산 푸른빛이 동녘 하늘 아련하네 / 薔薇山色杳東天

 

 

 

송(宋) 나라 때 손방(孫昉)은

별호(別號)가 사휴거사(四休居士)였는데,

황정견(黃庭堅)의 사휴거사시서(四休居士詩序)에 의하면

 

태의(太醫) 손군 방(孫君昉)이 ……

사휴거사라 자호(自號)하였으므로,

산곡(山谷)이 그 설(說)을 물었더니,

 

사휴가 말하기를, 

거친 차와 싱거운 밥에 배부르면 곧 쉬고, 

해진 옷 기워 입어 추위 가려서 다스우면 곧 쉬고, 

평평하고 온온하게 지낼 만하면 곧 쉬고, 

안 탐하고 시기 않고 늙으면 곧 쉬는 것이다.

 

麤茶淡飯飽卽休 

補破遮寒暖卽休 

三平二滿過卽休 

不貪不妬老卽休

당나라 때 시인 사공도(司空圖)가

만년에 벼슬에서 물러나 중조산(中條山) 왕관곡(王官谷)에

삼휴정(三休亭) 또는 휴휴정(休休亭)이라는 정자를 짓고,

그 기문(記文)인 〈휴휴정기(休休亭記)〉에

“첫째는 재주를 헤아려 보니 쉬는 게 마땅하고,

둘째는 분수를 헤아려 보니 쉬는 게 마땅하고,

셋째는 귀 먹고 노망했으니 쉬는 게 마땅하다.

 

蓋量其才一宜休

揣其分二宜休

耄且聵三宜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