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과 담소/추억과 생각

소대가리는 가라

산골어부 2022. 5. 9. 07:57

 

소대가리는 가라

 

                                       산골어부

 

삶은 소대가리가

앙천대소(仰天大笑)를 한다.

천지신명께 제를 지낼 때는

소 한마리가 좋다지만,

누구나 쓸 수는 없었다.

 

삶은 돼지머리가

파안대소(破顔大笑)를 한다.

조상님께 제를 지낼 때도

돼지 한마리가 좋다지만,

아무나 쓸 수는 없었다.

 

굿판에 선 자가

고사머리처럼 웃는다.

고깔 속에 눈꼬리가

소대가리처럼 웃는다.

하지만, 소는 웃지 못한다.

 

굿판에서 흘린 눈물은

앙천대소의 눈물인가.

삶은 소대가리는 가라.

소대가리가 없더라도

물 한 사발이면 어떠랴.

 

 

                               2022. 5.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