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과 담소/흐름과 머무름 속에서

겨울 시금치는 자라고

산골어부 2022. 11. 21. 20:40

 

겨울 시금치는 자라고

 

                                  산골어부

 

김장이 끝나면

텃밭은 한가롭다.

추수가 끝난 텃밭.

서리는 씨가 있을까 ?

눈꽃도 씨앗은 없다.

 

초겨울의 텃밭에는

겨울 시금치가 자라고,

엄니는 창가에 앉아서

가는 시절도 잊는다.

늦가을에 핀 국화처럼

초겨울에 핀 장미처럼

그저 웃을 뿐이다.

 

겨울 시금치는 

추울수록 달콤하여

내년 봄에 먹으면

더 향기로울 텐데,

뽑고 또 뽑는다.

 

겨울비가 오기 전에

무얼 심을까 ?

첫눈이 내리기 전에

꽃씨를 심을까 ?

씨를 뿌리지 않아도

잡초는 돋아나겠지요.

 

 

                                             2022.   11.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