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어부 2023. 3. 6. 00:01

 

 

 

보랏빛 제비꽃

 

                        산골어부

 

제비꽃이 피었다.

보일 듯 말 듯

우아하게 물들이고

이른 봄날에 피었지만

봐주는 사람도 없다.

 

제비꽃이

너무 작아서

무릎 꿇고 보다가

잔디밭에 누워

살며시 입 맞춘다.

 

앉을까 말까.

망설이던 노랑나비도 

순진한 설렘에

가녀린 떨림으로

보랏빛 꽃잎만 스친다.

 

잔인한 봄날에

철부지 나비는

보랏빛에 홀렸지만

매정한 강남제비는

철부지만 쳐다본다.

 

                        2022.  3.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