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름과 머무름 속에서

건축문화/전통건축

전통건축의 창문(窓門)과 창호(窓戶)에 대하여

산골어부 2012. 2. 15. 23:54

 

영창, 들창, 갑창, 봉창, 흑창, 바라지창, 눈꼽째기창, ~~~~

 

각시방의 영창은 어떤 창일까 ?

그리고, 자다가 두드린다는 봉창은 무엇일까 ?

찢어진 들창으로 들려오는 소리와 낙엽지는 풍경은

눈꼽째기창과 창구멍으로 바라보는 세계는 ~~~~

 

전통건축에서 창문(窓門)의 유래는 원시주거방식인 수혈(竪穴)식 움막집에서 시작되었을 것이다.  움막집의 출입구에 설치된 개폐시설인 호(지게호 - 戶)가 문(門)으로 변천된 것이고, 움막집의 연기나 냄새를 배출하는 구멍(口)이 창(窓)일 것이다.  하지만, 전통건축에서는 창문(窓門)이라고 표현하지않고 창호(窓戶)라고 하는데,  호(戶)와 문(門)은 어떻게 다를까 ?  사람이 문(門)이 아닌 창(窓)이나 개구부(開口部)로 드나들면 어떤 마음이 들까 ? 아마도 개나 고양이에 해당하는 모욕과 죄의식을 느낄 것이다.  그리고, 사람이 문(門)이 아닌 담장을 넘거나 벽을 헐고 들어간다면 그는 침입자이거나 도둑일 것이다. 그리고, 문(門)이라는 것이 아무나 드나드는 것이 아니기에 그에 맞는 계급과 신분에 따라 드나들지 않으면 안된다.

 

특정구역이나 특정공간을 드나드는 곳을 출입구(出入口)라고 표현한다.  문(門)이란 구획된 곳의 통로에 출입을 통제하는 개폐(開閉)장치이다.  이는 국경이나 협곡에 설치되는 관문(關門)이나 궁궐의 입구에 설치된 궐문(闕門), 그리고 성(城), 담장, 벽체 등에 설치되어 사람들이 드나드는 성문, 대문, 방문,창문 등이 모두 문(門)에 해당된다.  그리고, 창(窓)은 경계를 이루는 차단된 장애물에 구멍(穴)을 내어 물건이나 공기나 빛이 드나들게 하는 곳에 설치된 개폐(開閉)장치이다.  창문(窓門)은  출입구에 개폐하는 장치가 없어도  기능과 구조에 따라 창과 문이 될 수 있는데, 이는 성곽에서 문루와 문짝이 없어도 성문이고, 사찰에서 일주문처럼  기둥만 서 있어도 문(門)이고, 제주도의 민가처럼 나뭇가지만 걸쳐도 문(門)이 되는 것과 마찬가지다.  또한 궁궐의 대전이나 사찰의 대웅전과 누각처럼 벽체나 칸막이에 설치된 붙박이문처럼 행사나 바람 또는 추위와 바람을 막기 위하여 일시적으로 탈착이 가능한 것도 창문 또는 창호라 할 수 있다. 벽체에 사용되는 붙박이창문은 행사나 기후에 따른 존치 뿐만 아니라, 내부와 외부 공간을 시각적으로 드나들게 하여 건축물 내부에서 바라보는 공간을 담장 너머의 세계까지 끌어 들이는 기능을 한다.

 

전통건축에서 문(門)과 호(戶)는 무엇으로 구별될까 ?


문(門)과 호(戶)는 같은 의미인 출입구(出入口)의 개폐장치이다. 다만 문(門)은 문짝이 두개이고 호(戶)는 문짝이 하나인 상형문자일 뿐이지만 그 속에는 문(門)은 대문(大門)을 의미하고, 호(戶)는 소문(小門)이다. 그러나, 문(門)은 전통건축에서 건축물의 내.외부 공간에 모두 적용되는 것이고, 호(戶)는 건물 내부공간에서 외부와 내부 또는 내부와 내부 사이에 설치되는 것으로 중국의 육서정온(六書精蘊)이란 책에 의하면 "호는 방(室)의 출입에 필요한 시설물이고 문은 집(堂)의 출입에 필요한 시설물이다. 또 안에 있는 것을 호라고 하고 밖에 있는 것을 문이라 한다."라고 하였다. 서양건축에서는 출입구를 "entrance,  door,  gate" 등으로 표현하고, 외부공간의 구획된 영역의 경계에 설치되는 문은 "gate"고,  건축물에 내.외벽체에 설치되는 문은 ‘door’에 해당된다.  그리고, 건축물에 내.외벽체 및 천정에 설치되어 물체와 빛과 공기 등을 위한 개폐장치인 창은 ‘window’로 표현된다.

전통건축의 시공에서도 목구조물을 다루는 목수는 대목이고, 마루나 창호를 다루는 목수는 소목으로 나눈다. 하지만, 대목과 소목의 영역이 중첩되기에 정교한 목공기술이 필요치 않은 마루나 창호는 대목수가 시공하고, 소목수는 문틀이나 문짝 등을 시공하게된다. 그리고, 전통가옥의 가구나 소품들은 소목수들이 제작하기도 하지만, 정교한 공예술이 필요한 것들은 공방에서 제작하게 된다.  이는 오늘날의 콘크리트 구조물에서도 형틀목공과 내장목공으로 구분하고 있다.  그리고, 현장제작이 힘든 창호나 장식물들은 기성품이나 주문사양에 의하여 외부의 공방 또는 공장에서 제작하여 설치하게 된다.

 

이 글을 마치면서 현대의 눈부신 문명의 이기를 누리며 살아가는 현재의 사람들이 그려내는 무인도의 세계를 영화나 소설에서가 아니라, 현실 속에서 무인도에서 살아가는 모습을 상상해보자.  앞서 말한 원시주거방식인 수혈식 움막집을 만들 수있는 사람들이 얼마나 될까 ?  그리고, 그 움막 속에서 땅을 파고 불을 피워서 고기를 구워 먹을 수는 있을까 ?  아마도, 무인도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몸부림쳐본 후에야  전통이란  것이 수많은 옛사람들의 지혜와 노력으로 이루어진 것인지를 깨달을 것이다.

 

 

 

(1) 문

은 드나드는 문(門)을 의미합니다.

 

 

 

 

 

 

한쪽문/ 호(戶)                      양쪽문/ 문(門)

  

 

한쪽 문()과 양쪽 문(

 

 

문/ 문(門) 자는 문의 모양을 본떠 만든 글자입니다.

 

 

 

 

열/ 개(開)자는 문(門)과 두 손(廾)으로 문의 빗장(一)을 들고 있는 모습본떠 만든 글자입니다.

닫을/ 폐(閉)자는 문(門)에 빗장을 질러놓은 모습본떠 만든 글자입니다.

 

빗장을 질러놓은 모습이 나중에 재주/ 재(才)자로 변했습니다.

 

사이/ 간(間)자는 문(門) 틈 사이로 햇볕(日)이 들어온다고 해서

사이라는 의미가 생겼습니다. 이외에도 문/ 문(門)자는 소리로 사용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입(口)으로 물을/ 문(問), 귀(耳)로 들을/ 문(聞)자가 그런 예입니다.

 

호(戶)자는 문(門)의 한쪽을 본떠 만든 상형문자입니다. 보통 지게문/ 호(戶)라고 부르는데,

여기서 지게란 물건을 운반하기 위해 어깨에 지는 지게가 아니라 외짝 문을 의미하는 순수한 우리말입니다.

 

지게문이란 안방과 부엌을 통하는 문짝이 하나인 문입니다.

 

지게문/ 호(戶)자가 다른 글자와 만나면 집이라는 의미로 사용되기도 합니다.

 

호구(戶口) 조사나 가가호호(家家戶戶)와 같은 경우가 그러한 예인데, 집집마다 반드시 문이 있고,

그 문이 집으로 들어가는 입구라서 그런 의미가 생긴 것 같습니다.

 

 

 

 

 

 

 

: 문/ 문

양쪽으로 열리는 두개의 문짝을 본떠 만든 글자입니다.

대문(大門) : 큰 문

  

 

▶ 間 : (문의) 사이/ 간 문/ 문(門) + 날/ 일(日)

문(門) 틈 사이로 햇볕(日)이 들어온다고 해서 '사이'라는 의미가 생겼습니다.

간격(間隔) : 두 물체의 떨어진 사이

  

 

▶ 問 : (입으로) 물을/ 문 입/ 구(口) + [문/ 문(門)]

입(口)으로 물어보니까, 입 구(口)자가 들어갑니다.

문답(問答) : 질문과 답변

  

 

▶ 開 : (문을)열/ 개 문/ 문(門)+손맞잡을/ 공(廾)+한/ 일(一)

문(門)과 두 손(廾)으로 문의 빗장(一)을 들고 있는 모습을 본떠 만든 글자입니다.

개폐(開閉) : 열고 닫음

  

 

▶ 聞 : (귀로) 들을/ 문 귀/ 이(耳) + [문/ 문(門)]

귀로 들으니까, 귀 이(耳)자가 들어갑니다.

신문(新聞) : 새로운 것을 듣는다는 뜻

견문(見聞) : 보고 들음

 

▶ 關 : (문의) 빗장/ 관문/ 문(門) + [북에 실 꿸/ 관()]

빗장을 문(門)을 잠그는 장치이니까, 문/ 문(門)자가 들어갑니다.

관문(關門) : 그곳을 지나야만 드나들 수 있는 중요한 길목

 

▶ 閉 : (문을) 닫을/ 폐, 문/ 문(門) + 재주/ 재(才)

문(門)에 빗장을 질러놓은 모습을 본떠 만든 글자입니다.

빗장을 질러놓은 모습이 나중에 재주/ 재(才)자로 변했습니다.

폐문(閉門) : 문을 닫음

 

▶ 閑 : (문의) 문지방/ 한, 한가할/ 한 문/ 문(門)+나무/목(木)

 

문(門)의 문지방(閑)은 나무(木)로 만든다는 의미입니다.

나중에 '한가하다'는 뜻이 추가되었습니다.

 

 

➋ 한가하게 쉬고 싶으니 들어오지 말라. 는 표시로 대문에 막대하나 걸쳐 놓은 센스로 보아도 됩니다.

한가(閑暇) : 일이 적어 여유가 있음. 

  

 

 

 

 

戶 : 지게문/ 호, 집/ 호

(외짝문/ 호)라고 하면 더 쉽겠죠?

외짝 문을 본떠 만든 글자입니다. 집집마다 문이 있기 때문에 집이란 의미로도 사용됩니다.

가가호호(家家戶戶) : 모든 집 

  

 

▶ 所 : (집의) 곳/ 소, 바/ 소[집/ 호()→소] + 도끼/ 근()

옛날에는 밥을 짓거나 난방을 위해 땔감으로 나무를 사용했기 때문에, 장작을 패기 위한 도끼가

집안의 필수품이었습니다.

곳/ 소(所)자는 집안에 도끼를 놓아두는 곳이란 뜻으로 사용되었습니다.

소재(所在) : 있는(在) 곳(所) 

  

 

▶ 房 : (집의) 방/ 방 집/ 호(戶) + [모/ 방(方)]

집에 방이 있으므로, 집 호(戶)자가 들어갑니다.

방문(房門) : 방으로 드나드는 문 

 

 

방문(訪問) : 찾아가서 (안부를)물음.

방문(榜文) : 패(게시판)를 붙이고 (알리기 위해) 써놓은

防 : (언덕으로) 막을/ 방, 언덕/ 부(阝) + [모/ 방(方)]

방어(防=禦) : 막고 막는다. (둑(뚝)을 쌓아 막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