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름과 머무름 속에서

잔차를 타고/달천과 미호천

우암산-상당산성-것대산-낙가산 야간산행

산골어부 2009. 7. 22. 10:42

우암산-상당산성-것대산-낙가산 야간산행

 

2009년 7월 20일

오늘 하루도 무척 무더운 날씨였다.

그 동안 장마비 때문에 운동을 못해서

몸이 근질 거린다.

잔차를 탈까 ? 등산을 할까 ?

잔차를 마지작거리다가 이내 등산을 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우암산에서 산성까지 아니면 우암산에서 김수녕 양궁장까지 ???

산성 왕복코스나 낙가산 종주코스나 산행길이는 비슷하다.

다만 산성에서 양궁장까지를 야간산행하여야 하는 부담감.

 

 잔차 라이딩용 배낭에 물과 라이트 그리고 초코파이를 챙겨서

오후 6시 10분에 출발하여 청주대를 지나 우암산 등산로에 들어섰다.

장마비가 온 후라 습도가 높아서 입산도 하기 전에

온 몸이 땀으로 가득하다.

우암산 정상을 지나 청주박물관 옆 생태통로까지

지나는 등산객이 한 명도 없다.

우암어린이 회관 뒷편에서 잠시 쉬면서

산행 일정을 다시금 체크한다.

어두워지기 전에 산성까지만 오르면

것대산 능선을 따라 가는 것은 별다른 어려움이 없다.

등산로가 너무 잘 트여져서 길을 헤맬 일도 없는 곳.

 

 

 

명암파크 뒤를 지나자 산성에서 하산하시는 분들이 간간이 지나간다.

늦은 시각에 산에 오르면 하산하시는 분들이 걱정스러운 눈으로 바라본다.

어부도 무서움을 많이 타는 편이지만

산악자전거를 타면서 그러한 공포는 사라졌다.

산성 아래의 급수대를 만나니 무척 반가웠다.

땀에 젖은 온 몸에 물을 마구 퍼부었다.

"인간과 물" 지구상에 물이 없다면 생명체도 없는 것.

그 소중한 물이 장마철에는 웬수 아닌 웬수다.

 

다시금 몸을 추스리고 산성을 향해 오른다.

산성에 올라 핸드폰으로 사진을 찍어 보지만,

단지 시간(20시 03분)을 체크하는 기념사진일 뿐이다.

어둠기 전에 것대산 출렁다리로 나가가는 성문으로 발길을 재촉했다.

성문에 도착하니, 어둠이 깔리기 시작한다.

성 위에서 간단한 요기를 하고 휴식을 취했다.

지금 까지 약 5KM정도, 앞으로 가야할 길이 또한 5KM정도다.

것대산과 낙가산 능선은 산악자전거 싱글코스로도 유명한 곳이라

험한 곳도 없는 평탄한 숲길이다.

다만, 그 길을 어둠 속에 가야하는 것이다.

것대산 능선에는 묘지들과 봉수대 그리고 활공장이 있어

라이트에 의존하지 않고도 갈 수 있는 길이다.

출렁다리와 상봉재를 지나 봉수대에 오르니,

데이트족들이 올라와 있다.

봉수대와 활공장에서 내려보는 청주의 야경은

참으로 보기가 좋다.

봉수대와 활공장 사이에는 작은 주차장이 있다.

그러나, 한밤 중에 이곳까지 올라와 데이트를 하기는 좀....

 

활공장 부터는 라이트를 켜고 산행을 했다.

낙가산을 지나 김수녕 양궁장으로 향한다.

김수녕 양궁장에는 오늘도 많은 사람들이

열심히 걷고 달린다.

오후 22시 05분에 양궁장 주차장의 급수대에서

샤워 아닌 샤워를 하고 시내로 내려갔다.

그러나 나를 기다리는 택시가 없다.

우회도로 건너 용암동 이르자.

택시가 눈에 들어왔다.

온통 젖을 옷을 입고 택시를 타려니,

조금은 미안했다.

야간산행은 어부의 이열치열(?)인가.

아니면 잔차에서 얻어 맞은 산뽕(?)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