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름과 머무름 속에서

산과 들/물길 따라서 116

버드나무 숲길에서

하담에서의 이별[荷潭別] 아버지여 아시나이까 모르시나이까 / 父兮知不知어머님은 아십니까 모르십니까 / 母兮知不知가문이 금방 다 무너지고 / 家門欻傾覆죽느냐 사느냐 지금 이렇게 되었어요 / 死生今如斯이 목숨 비록 부지한다 해도 / 殘喘雖得保큰 기대는 이미 틀렸습니다 / 大質嗟已虧이 아들 낳고 부모님 기뻐하시고 / 兒生父母悅쉴새없이 만지시고 기르셨지요 / 育鞠勤携持하늘 같은 그 은혜 꼭 갚으렸더니 / 謂當報天顯생각이나 했겠습니까 이리도 못돼버려 / 豈意招芟夷이 세상 사람들 거의가 / 幾令世間人아들 낳은 것 축하 않게 만들 줄을 / 不復賀生兒하담을 떠나며[離荷潭] 사휴정 아래 물줄기 넘실넘실 흐르는데 / 四休亭下水漣漣객중의 말 슬피 울며 나룻배에 올랐네 / 客馬悲鳴上渡船가홍역에 당도하여 강어귀서 바라보니 / ..

다시 걷는 길

다시 걷는 길 산골어부 살아 있음에 다시 이 길을 걷는다. 더 사는 것이 무의미할지라도 산다는 것은 행복이다. 발길 가는 대로 살았기에 후회도 미련도 없지만 다시 걷는 길은 새롭다. 나보다 먼저 간 고라니는 어디에 있을까 ? 나보다 먼저 간 선인은 또 무얼 할까 ? 눈길에 남긴 발자국이 봄이 오기 전에 사라지듯이 삶의 의미나 가치란 잠시 스친 인연일께다. 2024. 1. 10

하담 모현정에서

삼휴(三休) 사휴(四休) 칠휴(七休) 다산 정약용은 왜 사휴정(四休亭)이라고 했을까 ? 삼휴정(三休亭)과 사휴정(四休亭)은 악성 우륵이 국원에 머무르면서 남한강변에서 쉬었다는 사휴지(四休地)와 무슨 연관성이 있을까 ? 삼국사기 뿐만 아니라, 고서에도 없는 우륵의 사휴정(四休亭)은 허접한 선비들이 중국고사를 빌어 만든 이야기가 아닐까 ? 우륵의 사휴정(四休亭)과 사휴지(四休地)에 대한 역사적 근거는 없다. 사휴(四休)와 삼휴(三休)에 대한 의미도 다르지만, 탄금대를 지나는 선비들의 이상(理想)은 우륵처럼 가야금과 뱃놀이를 즐기는 완상과 완락의 꿈이 아닐까 ? 이야기꾼들이 만든 우륵의 사휴지를 지금의 충주 탄금호에 만들면 어떨까 ? 사휴지가 모자라면 칠휴지 나룻터도 만들고, 가야금 12줄을 상징하는 십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