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담에서의 이별[荷潭別]
아버지여 아시나이까 모르시나이까 / 父兮知不知
어머님은 아십니까 모르십니까 / 母兮知不知
가문이 금방 다 무너지고 / 家門欻傾覆
죽느냐 사느냐 지금 이렇게 되었어요 / 死生今如斯
이 목숨 비록 부지한다 해도 / 殘喘雖得保
큰 기대는 이미 틀렸습니다 / 大質嗟已虧
이 아들 낳고 부모님 기뻐하시고 / 兒生父母悅
쉴새없이 만지시고 기르셨지요 / 育鞠勤携持
하늘 같은 그 은혜 꼭 갚으렸더니 / 謂當報天顯
생각이나 했겠습니까 이리도 못돼버려 / 豈意招芟夷
이 세상 사람들 거의가 / 幾令世間人
아들 낳은 것 축하 않게 만들 줄을 / 不復賀生兒
하담을 떠나며[離荷潭]
사휴정 아래 물줄기 넘실넘실 흐르는데 / 四休亭下水漣漣
객중의 말 슬피 울며 나룻배에 올랐네 / 客馬悲鳴上渡船
가홍역에 당도하여 강어귀서 바라보니 / 行倒嘉興江口望
장미산 푸른빛이 동녘 하늘 아련하네 / 薔薇山色杳東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