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는 내리는데
산골어부
산에 오르지도 않았을텐데,
비가 내리기에
그저 묵묵히 걸었습니다.
산성을 쌓던 사람들은
비가 내리면 무얼 했을까 ?
산성에서 싸우던 사람들은
비가 내리면 무얼 했을까 ?
성이 무너지면 어쩌나.
성이 함락되면 어쩌나.
겨울로 가는 70 일.
죽음을 오가는 삶,
세월이 흘러흘러
까마득한 지금 이 순간.
비는 내리는데,
산성길을 걷습니다.
비는 내리지만,
너무나 고요합니다.
비는 내리지만,
서두룰 것이 없습니다.
2019. 2.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