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일어나니, 화창한 봄날이다.
겨우내 집안에 모셔둔 화분 중에
추위에 강한 것들만 골라서 정원으로 옮기면서
남한강 투어링을 날씨 때문에 폭파한 것을 후회했다.
다른 분들이 느끼는 것처럼
휴일이면 가족과 함께 해야하는 의무 아닌 의무는
홀로 나서는 발길을 항상 무겁게 하기 마련이다.
라이딩을 잠시 미루고, 드라이브나 하려고 길을 나섰다.
준비물이라곤 라면과 .....
남한강 투어링의 반환점인 여주군 점동면 삼합리로 가는 길에
장호원에서 김밥을 샀다.
눈에 보이는 산마다 산벚나무들과 진달래,철쭉들이 만개하고,
복숭아꽃, 살구꽃, 배꽃 등이 동네와 과수원마다 가득 ~~~
어릴 적에 부르던 "고향의 봄"이란 노래가 절로 나올 지경이다.
남한강을 따라 이어지는 봄의 행로에 가족들은 너무 흥겹다.
기나긴 남한강 산책로를 이렇게 가볍게 걸어본 적은 없던 것 같다.
거돈사지에 잠시 들렸다.
절터나 들러볼 생각이었는데,
마눌님과 아이들이 거돈사지 뒷산에 올라가 내려오질 않는다.
화가 나서 올라갔더니 취나물과 두릅 그리고 고사리 등
산나물을 뜯어들고 자랑하기에 ....
허허허허~~참
홀로 내려와 자리를 깔고 주전자에 물을 끓이기 시작했다.
먼저 커피를 타고 라면을 끓였다.
어머님과 아버님은 못마땅 표정이다.
지나가면 산불감시원 할아버지도 ???이다.
요즘은 라면이 만병통치약이다.
고기를 잡고 매운탕을 끓일때도 라면이 최고다.
비상식량인 생라면은 배를 채우는데 그만이다.
아무튼 간에 가족을 위해 라면을 끓여본 것도 무척 오랜만이다.
모두들 맛있게 먹어주니 고마울 따름이다.
간단한 식사를 끝내고 돌아가야 하는데,
모두들 가기 싫다고 한다.
이제는 어머님까지 산나물을 뜯으러 올라갔다.
나도 따라 올라갔다.
아직은 산나물 채취하기는 이른 때다.
얼마나 지났을까?
갑짜기 바람이 거세진다.
서둘러 산을 내려와 집으로 향했다.
집으로 가는 길에 소나기를 만났다.
우리 마눌님이 하는 말
"내 말 안듣고 잔차타러 갔으면..... "
잔차는 못 탓지만 즐겨운 하루였다.
비 때문에 잔차를 시골에 두고 왔기에
마누라와 한번 더 드라이브를 해야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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