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름과 머무름 속에서

잔차를 타고/달천과 미호천

9월 16일 승주고개 투어후기 1

산골어부 2007. 9. 17. 21:11

승주고개투어는 태풍 "나리"의 북상으로 라이딩 공지를 폭파했었다.

9월 16일 아침에 일어나니,

아직도 태풍은 저멀리 있는지 비가 오질 않는다.

갈까말까 망설이다가 이내 잔차를 꺼내어 라이딩 준비를 했다.

가족 모두가 달갑지 않은 표정으로 바라본다.

"가다가 비가 오면  1차로 감우재 고개오구

2차로 꽃동네로 와라." 하고는 출발을 했다.

 

노은 법동의 능안고개를 넘어 신니면 신덕저수지를 돌아서

동락초등학교 김재옥 여교사의 기념관에 도착하니,

충주방면에 비구름이 몰려오고 이내 비가 시작되었다.

집에 전화를 해서 기상청 레이더 영상을 체크하라고 하고

금왕의 육령저수지로 행했다.

 

육령저수지는 금왕의 삼형제 저수지 중 하나인데,

저수지를 따라도는 길은 고저차가 거의 없는 비포장길이고

거리도 짧아서 쉽게 라이딩했지만,

이내 빗줄기가 굵어지며 비가 거세게 내린다.

사정리 저수지를 지나 감우재를 올라가다가

마을 경노당 처마 끝에서 잠시 쉬어 담배를 피우려고 하지만

담배와 라이더가 비에 젖어서 피울 수가 없다.

간식으로 가져온 건빵을 먹고,

집에 전화를 하지만 반응이 없다.

증평현장으로 전화를 걸어서 기상상태를 체크하니,

두시간 정도면 비가 끝날 것 같다고해서

핸드폰을 건빵 봉지에 함께 넣고 다시 출발했다.

 

승주고개 입구에 도착하니,

며칠 전까지 있던 큰곰집 식당이 사라져 버렸다.

아마도 자동차 전용도로가 생기면서 장사가 안되어

철거한 것으로 추측되었다,

승주고갯길은 비로 인하여 세굴되어 업힐이 힘들어서 끌바로 올라갔다.

승주고개 정상에 이르자 ***의 묘비가 나를 반긴다.

전설에 고향에서 귀신 나오는 장면이 연상되는 그런 분위기다.

 

승주고개 정상을 지나 다운힐이 시작되었지만,

비와 자갈 때문에 속도를 낼 수 없었다.

승주골 외딴집에는 자식들이 벌초를 하러온 것같았다.

이 산골에 산다는 것이~~~

그러나, 승주골은 골이 깊어서 전에는 큰 동네로 추정된다.

한참을 내려가자 가옥들이 5~6채가 보인다.

아직도 2채 정도는 아직도 주민이 사는 것같았다.

마을을 지나자 길은 점점 험해지고,

풀과 잡목이 길을 가로막는다.

얼마가질 않아서 계곡을 건너는 도로는 유실되고

흄관이 나둥그러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