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름과 머무름 속에서

삶과 담소/흐름과 머무름 속에서

망설임

산골어부 2017. 10. 27. 13:25

망설임

 

 

                산골어부

 

갈까 ?

말까 ?

가야 하는데.

꼭 가야 했는데.

가야할 곳이 너무 많은데.

아무 데도 갈 수가 없었네.

바보같은 사람.

 

할까 ?

말까 ?

해야 하는데.

꼭 해야 했었는데.

해야할 것이 너무 많은데.

아무 것도 할 수가 없었네.

멍청한 사람.

 

쓸까 ?

말까 ?

써야 하는데.

꼭 써야 했었는데.

써야할 상념(想念)들이 너무 많은데.

아무 것도 쓸 수가 없었네.

무상(無想)한 사람.

 

많은 생각을 했는데.

많은 일을 하고 싶었는데.

많은 기록을 남기고 싶었는데.

하루 종일 망설이다가

울타리 안에서 맴돌았네.

머리 속에 맴돌았던 생각들.

이제는 허공 속으로 흩어졌네.

좋은 곳, 좋은 일, 좋은 글.

좋은 것도 너무 많았는데.

너무 망설인 무념(無念)한 사람.

 

                           2017.  10.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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