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름과 머무름 속에서

삶과 담소/흐름과 머무름 속에서

널 보내며(2017)

산골어부 2017. 12. 27. 23:14



널 보내며


                      산골어부


고요한 밤에

널 보내려 한다.

아니 보내려 해도.

저 만치로 떠나

꽁지 뿐인 이 순간.

어서 떠나거라.

함께 했던 그 모두가

추억이었는데.


어찌 너를 잡으랴.

널 보낸 것도 수십 년인걸.

이제는 널 보내는 것이

아주 서럽지는 않다.

떠나거라.

2017 년. 삼백육십오 일.

후회는 없었는데 .

온전히 남은 기억은 뭘까 ?


널 보내며.

널 떠나 보내며.

널 보내는 아쉬움보다는

새날이 오기를 바라는 배신.

새날이 오면.

넌 역사란 그늘 아래로

새날이 오면.

넌 기억 속에 남은 추억.


널 보내며.

널 떠나 보내며.

널 부여잡지 않는 것은

새날이 오기를 기다리는 희망.

새날이 오면.

날 뭐라고 남길까 ?

새날이 오면.

널 뭐라고 추억할까 ?



                                       2017.   12.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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