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치구멍집에서
산골어부
봉창(封窓) 소리가 들린다.
누가 봉창을 두드리는 걸까 ?
배추밭에서
고구마밭에서
땅콩밭에서
인삼밭에서
이삭줍기가 떠오른다.
나무 끝에 달린 감 하나.
까치밥은 배려의 상징일까 ?
감을 따 본 적도 없는 사람들이
까치밥과 이삭줍기를 떠벌인다.
공기구멍으로 구렁이 들어가는 소리.
초가삼간에서 차(茶) 마시는 소리.
눈 덮힌 산 속에서 경(經) 읽는 소리.
눈꼽째기창가에서 봉창소리가 들린다.
2009. 12.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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