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름과 머무름 속에서

삶과 담소/흐름과 머무름 속에서

까치구멍집에서

산골어부 2019. 3. 11. 20:01

 

 

 

 

 

까치구멍집에서

 

                                     산골어부

 

봉창(封窓) 소리가 들린다.

누가 봉창을 두드리는 걸까 ?

 

배추밭에서

고구마밭에서

땅콩밭에서

인삼밭에서

이삭줍기가 떠오른다.

 

나무 끝에 달린 감 하나.

까치밥은 배려의 상징일까 ?

감을 따 본 적도 없는 사람들이

까치밥과 이삭줍기를 떠벌인다.

 

공기구멍으로 구렁이 들어가는 소리.

초가삼간에서 차(茶) 마시는 소리.

눈 덮힌 산 속에서 경(經) 읽는 소리.

눈꼽째기창가에서 봉창소리가 들린다.

 

                                                2009.  12.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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