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름과 머무름 속에서

삶과 담소/흐름과 머무름 속에서

봄이 오는 길목에 서서

산골어부 2020. 2. 17. 05:51

 

봄이 오는 길목에 서서

 

                            산골어부

 

봄이 오는 길목에 서서

내리는 눈을 맞는다.

 

새봄을 시샘하는 눈보라가

들녘에 휘몰아쳐도

흙 속에서 솟아나는 새싹처럼

차디찬 눈을 묵묵히 맞는다.

 

봄이 오는 길목에 서서

스치는 봄을 느낀다.

그 어느 해인들

꽃샘추위가 없었으랴.

 

가는 님은 서러워 못가고,

오는 님은 망설이다 지친

얼룩진 피눈물을

감추려는 것은 아닐까 ?

 

기다리지 않아도 봄은 온다.

그래도 애처롭게 기다리는 것은

겨우내 지친 속내를 달래려는

꽃순이의 간절한 소망일께다.

 

돌고 돌아 올 봄날이지만,

눈이 오는 길목에 선 열망은

새날을 바라는 행복한 꿈이다.

 

 

                         2020.   2.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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