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오는 길목에 서서
산골어부
봄이 오는 길목에 서서
내리는 눈을 맞는다.
새봄을 시샘하는 눈보라가
들녘에 휘몰아쳐도
흙 속에서 솟아나는 새싹처럼
차디찬 눈을 묵묵히 맞는다.
봄이 오는 길목에 서서
스치는 봄을 느낀다.
그 어느 해인들
꽃샘추위가 없었으랴.
가는 님은 서러워 못가고,
오는 님은 망설이다 지친
얼룩진 피눈물을
감추려는 것은 아닐까 ?
기다리지 않아도 봄은 온다.
그래도 애처롭게 기다리는 것은
겨우내 지친 속내를 달래려는
꽃순이의 간절한 소망일께다.
돌고 돌아 올 봄날이지만,
눈이 오는 길목에 선 열망은
새날을 바라는 행복한 꿈이다.
2020. 2.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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