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름과 머무름 속에서

삶과 담소/흐름과 머무름 속에서

소나무 한 그루면 어떠랴.

산골어부 2020. 11. 18. 18:57

정북동 토성

 

소나무 한 그루면 어떠랴.

 

                                   산골어부

 

 

소나무 한 그루면 어떠랴.

하늘이 있고 땅이 있기에

고고한 완상을 즐긴다.

해가 뜨고 달이 지면

네 곁에서 널 바라본다.

 

 

석탑 하나 뿐이면 어떠랴.

역사가 있고 흔적이 있기에

까마득한 명상을 즐긴다.

하루를 보내고 어둠이 내리면

네 곁에서 날 위로한다.

 

한 그루면 어떠랴.

하나 뿐이면 또 어떠랴.

아주 먼 훗날도 있기에

빈 들녘에서 빈 터에서

서로를 마주보며 부둥껴 앉는다.

 

 

                                              2019. 5. 12

 

거돈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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