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무 한 그루면 어떠랴.
산골어부
소나무 한 그루면 어떠랴.
하늘이 있고 땅이 있기에
고고한 완상을 즐긴다.
해가 뜨고 달이 지면
네 곁에서 널 바라본다.
석탑 하나 뿐이면 어떠랴.
역사가 있고 흔적이 있기에
까마득한 명상을 즐긴다.
하루를 보내고 어둠이 내리면
네 곁에서 날 위로한다.
한 그루면 어떠랴.
하나 뿐이면 또 어떠랴.
아주 먼 훗날도 있기에
빈 들녘에서 빈 터에서
서로를 마주보며 부둥껴 앉는다.
2019. 5.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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