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름과 머무름 속에서

삶과 담소/추억과 생각

도깨비와 허깨비

산골어부 2022. 3. 22. 11:08

도깨비와 허깨비

 

                          산골어부

 

감투만 쓰면

도깨비가 아니라,

허깨비가 보인다.

 

도깨비는 이야기처럼

동심을 그리지만,

허깨비는 허수아비처럼

바람 따라 펄럭인다.

 

방망이든 몽둥이든

전설같은 도깨비는 없다.

지푸라기든 화상이든

저주의 허깨비도 없다.

 

허깨비가 보인다.

하늘과 땅은 없고,

구호와 깃발만 나부낀다.

 

도깨비 감투가 보인다.

감투 속에 숨은 허깨비.

벌거숭이가 된 허깨비.

자기자신만 볼 수가 없다.

 

도깨비 감투만 쓰면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빅 브라더(big brother)가 되어

착각과 환상에 빠진다.

 

 

                                2022. 3.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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