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으아리꽃을 바라보며
산골어부
활짝 핀 모과꽃은
보지 못했다.
모과꽃 몇 송이가 남아
그윽한 향기를 휘날리며
보라빛 넝쿨 속으로 숨는다.
"아이보리색"
아기동자같은 꽃.
"으아리"
처음 본 으아리꽃.
어감이 심상치 않다.
으아리꽃.
이른 봄날에
흰나비를 본 것처럼,
해야 할 말을 잊고
멍하니 바라만 본다.
으아리꽃.
큰으아리꽃.
고사리밭에 피어
산아래 인연들에게
잘 살라고 손짓한다.
2025. 5. 5(부처님 오신 날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