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새나생이
산골어부
황새다리처럼 긴 뿌리,
산신령님같은 허연 뿌리.
큰형님인 황새나생이는
새순이 돋기도 전에
캐야 제 맛이 난다.
봄인가 ? 겨울인가 ?
아주 이른 봄날.
앞산에 잔설이 보일 때,
꽃샘 추위도 잊은채
봄눈 녹듯이 물이 오른다.
산삼도 아닌 놈이
뽀얀 속살을 드러내며
맛 잃은 봄날을 유혹한다.
황소같은 사내는
산너머의 봄을 바라보며
나생이를 자루에 담는다.
2016년 3월 5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