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름과 머무름 속에서

삶과 담소/흐름과 머무름 속에서

황새나생이

산골어부 2016. 3. 6. 14:29

 

 

황새나생이

 

                          산골어부

 

황새다리처럼 긴 뿌리,

산신령님같은 허연 뿌리.

 

큰형님인 황새나생이는

새순이 돋기도 전에

캐야 제 맛이 난다.

 

봄인가 ? 겨울인가 ?

아주 이른 봄날.

 

앞산에 잔설이 보일 때,

꽃샘 추위도 잊은채

봄눈 녹듯이 물이 오른다.

 

산삼도 아닌 놈이

뽀얀 속살을 드러내며

맛 잃은 봄날을 유혹한다.

  

황소같은 사내는

산너머의 봄을 바라보며

나생이를 자루에 담는다.

 

                                    2016년 3월 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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