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시아 필 때면
산골어부
가위. 바위. 보에
계단 하나 오르던
친구들은 어디 갔을까 ?
가위. 바위. 보에
아카시아 잎새 하나 떨구던
짝궁은 지금 무얼할까 ?
아카시아 핀 숲길에 서서
달콤한 꿀향기에 젖는다.
초등학교 울타리 철조망.
무서운 가시나무 개구멍은
운동장을 드나들던 지름길.
찔리고 긁히면 핏발이 서는
고약한 가시는 악의 침.
아카시아 핀 숲길에 서서
그윽한 꽃잎을 씹는다.
아카시아 핀 숲 속에
고요한 달빛이 흐를 때,
초여름의 따가운 햇살도
아카시아 향기에 잠기고,
잊었던 첫사랑의 모습이
아카시아꽃 사이로 내려와
추억의 조각들을 뿌린다.
2016년 5월 8일 우암산에서
분홍색 아카시아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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