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름과 머무름 속에서

삶과 담소/흐름과 머무름 속에서

아카시아 필 때면

산골어부 2016. 5. 9. 08:22

 

 

 

 

아카시아 필 때면

    

                  산골어부


가위. 바위. 보에

계단 하나 오르던

친구들은 어디 갔을까 ?

가위. 바위. 보에

아카시아 잎새 하나 떨구던

짝궁은 지금 무얼할까 ?

아카시아 핀 숲길에 서서

달콤한 꿀향기에 젖는다.


초등학교 울타리 철조망.

무서운 가시나무 개구멍은

운동장을나들던 지름길.

찔리고 긁히면 핏발이 서는

고약한 가시는 악의 침.

아카시아 핀 숲길에 서서

그윽한 꽃잎을 씹는다.


아카시아 핀 숲 속

고요한 달빛이 흐를 때,

초여름의 따가운 햇살도

아카시아 향기에 잠기고,

잊었던 첫사랑의 모습

아카시아꽃 사이로 내려와

추억의 조각들을 뿌린다.

 

                               2016년 5월 8일 우암산에서

 

 

분홍색 아카시아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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