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름과 머무름 속에서

삶과 담소/흐름과 머무름 속에서

닭서리

산골어부 2016. 6. 14. 10:25

닭서리

 

                      산골어부

 

가슴이 두근거린다.

훔쳐먹는 도둑질.

보기만해도 군침이 돈다.

 

먹고 싶은 충동에

다리가 후들거린다.

도둑질이지만

철부지들의 놀이다.

 

왜 ! 두근거릴까 ?

나쁘다는 것을 알기에

더 긴장되고 떨린다.

 

주인은 몰라도 하늘은 안다.

한 자루도 아닌 한 주머니.

한 아름도 아닌 한 개.

원두막 주인장은 허수아비.

 

개살구 개복숭아도 맛있고,

땡감과 고염도 맛있다.

진짜로 맛이 있었을까 ?

 

어릴 적에 내가 먹었던 서리닭은

친구들이 훔쳐 간 우리집 씨암탉.

족제비가 물고 갔다는 이야기에

고개만 떨군 못된 놈.

 

                                2016.   6.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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