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서리
산골어부
가슴이 두근거린다.
훔쳐먹는 도둑질.
보기만해도 군침이 돈다.
먹고 싶은 충동에
다리가 후들거린다.
도둑질이지만
철부지들의 놀이다.
왜 ! 두근거릴까 ?
나쁘다는 것을 알기에
더 긴장되고 떨린다.
주인은 몰라도 하늘은 안다.
한 자루도 아닌 한 주머니.
한 아름도 아닌 한 개.
원두막 주인장은 허수아비.
개살구 개복숭아도 맛있고,
땡감과 고염도 맛있다.
진짜로 맛이 있었을까 ?
어릴 적에 내가 먹었던 서리닭은
친구들이 훔쳐 간 우리집 씨암탉.
족제비가 물고 갔다는 이야기에
고개만 떨군 못된 놈.
2016. 6.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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