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름과 머무름 속에서

삶과 담소/흐름과 머무름 속에서

오란비(霖)

산골어부 2016. 7. 6. 07:54

 

 

오란비(霖)

 

                   산골어부

 

주룩 주룩

오란(랜)비(霖)가 내린다.

그제도 어제도 오늘도.

낼도 비가 또 오겠지요.

할 일은 너무 많은데,

오란비가 쉬어 가란다.

 

지루한 오란비 속에도

가끔씩 보이는 그리운 하늘.

하지만 먹구름 그 속에는

더 지겨운 찜통 더위가 숨었다.

그래도 지금은 오란비보다는

이글거리는 폭염이 더 그립다.

 

비가 오길 바랬는데,

이제는 그치기를 바라는 바보.

"삼 년 가뭄에는 살아도

석 달 장마에는 못 산다."는 속담.

가뭄이 고통이라면 홍수는 파멸.

지금도 주룩주룩 오란비가 내린다.

 

"노아의 방주"는 타고 싶을까 ?

천지개벽에도 살 수 있을까 ?

오란비 속에서 떠오르는 망상들.

오란비가 쓸고간 시원한 계곡.

비가 그치면 해야할 것들이 많은데,

머리 속에는 일보다는 피서갈 생각 뿐.

 

                            2016년  7월  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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