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혼(黃昏)의 소야곡(小夜曲)
산골어부
서리가 내린 텃밭에는
치레기 배추가 하얗다.
살얼음에 비친 아침햇살도
황혼빛으로 하얗게 웃는다.
늦가을에 핀 노란 국화도
철부지 같은 겨울장미도
더 피울 수 없는 한으로
백만 송이의 꿈을 노래한다.
익숙한 엄니의 노랫가락은
무슨 곡인지 알 수가 없다.
영혼을 부르는 영가처럼
고독의 몸부림처럼 들릴 뿐이다.
홀로 지새운 겨울밤.
오늘은 누가 날 찾아 줄까 ?
이슬이 흐르는 창 밖을 바라보다가
황혼(黃昏)의 소야곡(小夜曲)처럼
시간에 겨운 하품으로 잠이 든다.
2019. 11.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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