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름과 머무름 속에서

삶과 담소/흐름과 머무름 속에서

황혼(黃昏)의 소야곡(小夜曲)

산골어부 2019. 11. 22. 00:59

 

 

 

 

 

황혼(黃昏)의 소야곡(小夜曲)

 

                                   산골어부

 

 

서리가 내린 텃밭에는

치레기 배추가 하얗다.

살얼음에 비친 아침햇살도

황혼빛으로 하얗게 웃는다.

 

늦가을에 핀 노란 국화도

철부지 같은 겨울장미도

더 피울 수 없는 한으로

백만 송이의 꿈을 노래한다.

 

익숙한 엄니의 노랫가락은

무슨 곡인지 알 수가 없다.

영혼을 부르는 영가처럼

고독의 몸부림처럼 들릴 뿐이다.

 

홀로 지새운 겨울밤.

오늘은 누가 날 찾아 줄까 ?

이슬이 흐르는 창 밖을 바라보다가

황혼(黃昏)의 소야곡(小夜曲)처럼

시간에 겨운 하품으로 잠이 든다.

 

                                                  

                                      2019.  11.  21

'삶과 담소 > 흐름과 머무름 속에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싱긋 웃는 너에게  (0) 2019.12.06
11월 그 어느 날 밤에  (0) 2019.11.26
11월은 왠지 서럽다.  (0) 2019.11.11
구들장  (0) 2019.11.03
시월에  (0) 2019.10.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