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름과 머무름 속에서

삶과 담소/흐름과 머무름 속에서

싱긋 웃는 너에게

산골어부 2019. 12. 6. 05:47

 

 

 

싱긋 웃는 너에게

 

                          산골어부

 

너를 보내는 마음은

서럽게 허전한데,

노을에 물든 너는

싱긋 웃으며 날 달랜다.

 

웃는 순간은 아주 잠시.

아주 잠시라도

뿌듯할 수 있다면

얼마나 행복한 삶일까 ?

떠나면서 웃는 네가 부럽다.

 

넌 떠나고 난 남았는데,

난 서러운데,

넌 웃는다.

2019년에

몇 번이나 웃었을까 ?

 

1년 12월.

1년 52주.

1년 365일

1년 8,760시

1년 525,600분

1년 31,536,000초

 

 

31,536,000초를 보내며

몇 초나 기대했을까 ?

커피 한 잔을 기대했을까 ?

라면 한 컵을 기대했을까 ?

 

525,600분을 보내며

몇 분이나 흐믓했을까 ?

술 한 잔에 흐믓했을까 ?

고기 한 점에 흐믓했을까 ?

 

8,760시간을 보내며

몇 시간이나 푸근했을까 ?

자면서 푸근했을까 ?

쉬면서 푸근했을까 ?

 

365일 보내며

몇 일이나 즐거웠을까 ?

일하면서 즐거웠을까 ?

놀면서 즐거웠을까 ?

 

52주를 보내며

몇 주나 뿌듯했을까 ?

돈 때문에 뿌듯했을까 ?

명예 때문에 뿌듯했을까 ?

 

12개월을 보내며

몇 개월이나 행복했을까 ?

나를 위해서 행복했을까 ?

남을 위해서 행복했을까 ?

 

또 다시 너를 보낸다.

너를 얼마나 기억할까 ?

울고 웃던 순간들 속에서

너를 추억하며 미소짓고 싶다.

 

 

 

 

 

 

                                    2019.   12.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