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긋 웃는 너에게
산골어부
너를 보내는 마음은
서럽게 허전한데,
노을에 물든 너는
싱긋 웃으며 날 달랜다.
웃는 순간은 아주 잠시.
아주 잠시라도
뿌듯할 수 있다면
얼마나 행복한 삶일까 ?
떠나면서 웃는 네가 부럽다.
넌 떠나고 난 남았는데,
난 서러운데,
넌 웃는다.
2019년에
몇 번이나 웃었을까 ?
1년 12월.
1년 52주.
1년 365일
1년 8,760시
1년 525,600분
1년 31,536,000초
31,536,000초를 보내며
몇 초나 기대했을까 ?
커피 한 잔을 기대했을까 ?
라면 한 컵을 기대했을까 ?
525,600분을 보내며
몇 분이나 흐믓했을까 ?
술 한 잔에 흐믓했을까 ?
고기 한 점에 흐믓했을까 ?
8,760시간을 보내며
몇 시간이나 푸근했을까 ?
자면서 푸근했을까 ?
쉬면서 푸근했을까 ?
365일 보내며
몇 일이나 즐거웠을까 ?
일하면서 즐거웠을까 ?
놀면서 즐거웠을까 ?
52주를 보내며
몇 주나 뿌듯했을까 ?
돈 때문에 뿌듯했을까 ?
명예 때문에 뿌듯했을까 ?
12개월을 보내며
몇 개월이나 행복했을까 ?
나를 위해서 행복했을까 ?
남을 위해서 행복했을까 ?
또 다시 너를 보낸다.
너를 얼마나 기억할까 ?
울고 웃던 순간들 속에서
너를 추억하며 미소짓고 싶다.
2019. 12.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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