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까지 왔는데
산골어부
여기까지 왔는데,
머물러야 하나.
돌아가야 하나.
더 오를 곳이 없다.
하늘나라가 좋다지만,
가고픈 사람은 하나도 없다.
여기까지 왔는데,
더 가야 하나.
돌아가야 하나.
더 가야할 곳도 많다.
나비처럼 날고도 싶지만,
날아가는 사람은 없다.
여기까지 왔는데,
"백척간두 진일보."
현실과 이상 속에서
저 편은 늘 그립다.
허위에 찌들린 환상을
여기서 멈출 수는 없을까 ?
여기까지도 왔는데,
새날은 오고 또 오는데.
오늘까지도 살았는데,
저승같은 깨달음은 두렵다.
여기까지도 왔지만
이제는 나의 길로 가고싶다.
2020. 11. 28
'삶과 담소 > 추억과 생각' 카테고리의 다른 글
구차한 핑계와 변명 (0) | 2020.12.13 |
---|---|
추모의 굿판 (0) | 2020.12.13 |
나비와 봉황 (0) | 2020.11.13 |
에버그린(evergreen) (0) | 2020.11.08 |
가을로 가는 길에서 (0) | 2020.11.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