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름과 머무름 속에서

삶과 담소/추억과 생각

여기까지 왔는데

산골어부 2020. 11. 28. 04:20

여기까지 왔는데

 

 

                                     산골어부

 

 

여기까지 왔는데,

머물러야 하나.

돌아가야 하나.

더 오를 곳이 없다.

하늘나라가 좋다지만,

가고픈 사람은 하나도 없다.

 

여기까지 왔는데,

더 가야 하나.

돌아가야 하나.

더 가야할 곳도 많다.

나비처럼 날고도 싶지만,

날아가는 사람은 없다.

 

여기까지 왔는데,

"백척간두 진일보."

현실과 이상 속에서

저 편은 늘 그립다.

허위에 찌들린 환상을

여기서 멈출 수는 없을까 ?

 

여기까지도 왔는데,

새날은 오고 또 오는데.

오늘까지도 살았는데,

저승같은 깨달음은 두렵다.

여기까지도 왔지만

이제는 나의 길로 가고싶다.

 

                                         2020. 11. 28

 

2005. 12.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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