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름과 머무름 속에서

삶과 담소/구름처럼 바람처럼

기다리는 마음

산골어부 2021. 2. 9. 22:39

기다리는 마음

 

                                  산골어부

 

때가 되면 오는 봄인데

봄이 오는 냄새가 난다.

때가 되면 피는 꽃인데

또 다시 가슴이 부푼다.

봄은 늘 사라졌지만

때가 되면 또 기다린다.

 

때가 되면 오는 봄이지만

모두가 누릴 수는 없다.

봄. 여름. 가을. 겨울이

수없이 지난 지금도

돌부처는 먼 산만 바라보고

강아지는 꼬리털만 흔든다.

 

기다리는 마음은

햇살 따라 헤적이는데,

봄날은 아니 오고

성질 급한 고양이처럼

차디찬 얼음에 입맞추며

호접몽(胡蝶夢)을 그려본다.

 

                                  2021.    2.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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