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리는 마음
산골어부
때가 되면 오는 봄인데
봄이 오는 냄새가 난다.
때가 되면 피는 꽃인데
또 다시 가슴이 부푼다.
봄은 늘 사라졌지만
때가 되면 또 기다린다.
때가 되면 오는 봄이지만
모두가 누릴 수는 없다.
봄. 여름. 가을. 겨울이
수없이 지난 지금도
돌부처는 먼 산만 바라보고
강아지는 꼬리털만 흔든다.
기다리는 마음은
햇살 따라 헤적이는데,
봄날은 아니 오고
성질 급한 고양이처럼
차디찬 얼음에 입맞추며
호접몽(胡蝶夢)을 그려본다.
2021. 2.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