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돌아 가는 길에서
산골어부
늙으면 아이가 되고,
아이는 엄마가 된다.
엄마는 정성을 다했지만,
애는 엄마를 지켜만 볼 뿐이다.
엄마는 애를 기억하지만,
애는 기억하지 못한다.
기억도 점점 사라져
존재마저도 잊혀질때,
흔적까지 사라진다면 어떨까?
자식이 될 수 없는 엄니.
엄니가 될 수 없는 자식.
화를 내도 웃는 엄니.
잘못을 해도 웃는 엄니.
애가 되어가는 엄니에겐
재롱처럼 보이는가보다.
잠시 후면 잊혀지는 추억들.
엄니의 하루는 허무하지만
엄니에게는 소중한 순간이다.
조금이라도 더 살고픈 세상.
잠시라도 더 보고픈 자식들.
극락이든 천국이든
가고 싶은 곳은 없다.
하루라도 더 살기 위해
인간의 본능조차도 잊는다.
애처럼 웃는 엄니의 미소는
애가 되어가는 것이 아니라,
자연으로 되돌아가는 것은 아닐까 ?
2020. 4.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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