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름과 머무름 속에서

삶과 담소/추억과 생각

탱자주

산골어부 2021. 12. 28. 05:56

탱자주

 

                               산골 어부

 

유자청도 아닌 탱자주.

아무도 관심 없는 탱자주.

바보 같은 어부가

색시를 데리고 가던 날.

아부지는 탱자주를 드셨다.

 

10년이나 지난 탱자주.

탱자주는 무슨 맛일까 ?

안동(安東)을 답사하던 중에

울타리에서 딴 탱자.

그때부터 그날까지

어찌 기다렸을까?

 

1985년도 산 탱자주.

셋째가 담근 탱자주다.

며느리가 될 마누라가

처음으로 인사 가던 날.

아부지는 토담 밑에

앉아서 마냥 기다리셨다.

 

촌부가 된 울 마누라.

유자와 탱자

귤화위지(橘化爲枳)

탱자 같은 산골어부.

탱글탱글한 탱자는

정말 맛이 있었을까?

 

 

                                     2021. 12.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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