탱자주
산골 어부
유자청도 아닌 탱자주.
아무도 관심 없는 탱자주.
바보 같은 어부가
색시를 데리고 가던 날.
아부지는 탱자주를 드셨다.
10년이나 지난 탱자주.
탱자주는 무슨 맛일까 ?
안동(安東)을 답사하던 중에
울타리에서 딴 탱자.
그때부터 그날까지
어찌 기다렸을까?
1985년도 산 탱자주.
셋째가 담근 탱자주다.
며느리가 될 마누라가
처음으로 인사 가던 날.
아부지는 토담 밑에
앉아서 마냥 기다리셨다.
촌부가 된 울 마누라.
유자와 탱자
귤화위지(橘化爲枳)
탱자 같은 산골어부.
탱글탱글한 탱자는
정말 맛이 있었을까?
2021. 12.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