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름과 머무름 속에서

삶과 담소/흐름과 머무름 속에서

까치까치 설날에

산골어부 2022. 2. 1. 06:04

까치까치 설날에

 

                                    산골어부

 

피는 물보다 진할까 ?

부모형제는 가족일까 ?

부모형제도 없는 사람들.

한 지붕에 살 때는 가족이지만,

대문을 나가면 나그네일 뿐이다.

 

피는 된장국보다 진할까 ?

소와 돼지는 식구일까 ?

수저도 없는 가축(家畜)들.

한 솥밥을 먹을 때는 식구지만,

우리를 떠나면 짐승일 뿐이다.

 

피는 흙탕물보다 진할까 ?

할배와 손자는 직계일까 ?

피와 눈물도 없는 맹탕들.

고향에서는 친족이지만,

등지면 종친일 뿐이다.

 

피는 술보다 진할까 ?

추모의 눈물은 피눈물일까 ?

인정도 없는 속물들.

음복할 때는 혈족이지만,

돌아서면 취객일 뿐이다.

 

                             2022. 1.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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