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부터 금북정맥과 만뢰지맥를 답사하겠노라고 큰소리를 쳤지만,
막상 8월이 되고보니 짬이 나질 않는다.
그래서,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야간산행을 하기로 마음먹고 출발했다.
오창에서 김밥 네줄을 사서 두줄만 먹고,
두줄은 산행이 끝난 후에 먹기로 했다.
오창을 지나 문백에 들어서자 갑짜기 소나기가 쏟아진다.
차창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내리던 비는 금새 어디로 갔는지~~~
진천 농다리 부근의 터널을 빠져나가자 하늘만 챙챙~~~
이것을 두고 마른 하늘에 날벼락(국지성 폭우)이라고 하는가보다.
백곡 저수지를 지나 엽돈재에 오르니,
해는 서산에 걸려 있다.
바우덕이 사당을 둘러보고, 청룡사 주차장에서 산행을 시작했다.
텅빈 주차장을 떠나 좌성사길을 따라 올라가는데,
음산한 기분도 들고,
후다닥 올라갔다 오면 되겠지하는 두려움이 교차된다.
은적암 갈림길을 지나 가파른 임도길을 따라 빠른 걸음질을 했다.
좌성사길에서 정상으로 이어지는 길도 차량이 다닐 정도의 길이지만
얼마 가질 않아서 임도는 끊어지고 등산로가 시작되었다.
우거진 숲길은 더 빨리 어둠이 찾아왔다.
서운산성 위 주능선 안부에 도착하여 처음으로 담배를 피웠다.
청룡사에서 이곳까지 30분도 안걸린 것으로 생각된다.
서운산 등산로는 노폭이 넓어서 잔차를 둘러메고
올라 왔다가 내려가도 충분한 곳이다.
어둠이 깔린 서운산의 주능선을 따라 오르면서
평택과 안성의 엠티비 동호인들이 하나 둘씩 떠오른다.
그 중에서도 평택의 동갑내기 광과 마시님 등등~~~
헬기장을 지나 정상에 도착했으나,
어둡고 시야가 트이질 않아서 정상에 올라온 느낌이 없다.
휴대용 라이트로 정상석 등을 살펴보고,
폰카에 사진을 담아 보지만 영~~~
다음에 싱글 도전을 위해 이정표와 등산로 상태를 살펴보니,
그리 만만한 코스는 아닌듯 싶다.
잠시 휴식을 취하고 하산을 시작했다.
은적암 갈림길의 이정표를 보니,
조금 전에 오르던 길보다 은적암 길이 빠른 것으로 표기되어 있었다.
그래서 조금 빨리 내려갈 생각으로 은적암길을 택하여 내려갔다.
능선으로 이어지는 길은 갈수록 좁아지고, 조릿대 대나무가 우거져 있었다.
야간산행인지라 조금씩 두려움이 밀려왔다.
한참을 내려가다가 불빛이 보이는 곳이 나왔다.
대나무가 우거진 작은 오솔길을 따라 내려가는데,
등산로 흔적이 구별되지 않는다.
하는 수없이 다시 능선길로 되돌아가 능선길을 택했다.
그러나, 바로 아래에 있을 것같은 은적암길은 나타나질 않고,
능선을 따라 묘지들만 나타났다.
밤이 아니라 낮이라면 긴거리도 아닌데, 무척 길게 느껴졌다.
은적암길에 들어서자 안도의 한숨이 나온다.
은적암 계곡에서 땀을 씻고
임도길을 따라 내려가면서
산행의 기본을 져버리고
작은 산이라고 업신여긴 나 자신을 자책했다.
청룡사 주차장에 도착하자 빗방울이 조금씩 떨어졌다.
두줄의 김밥을 먹으면서 서운산을 다시금 생각했다.
서운산아 ! 기다려라. 다음 다시 올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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