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름과 머무름 속에서

잔차를 타고/달천과 미호천

8월 10일 만뢰산 달빛산행

산골어부 2008. 8. 11. 09:04

 

지난 7월 17일 경에도 보탑사에서 만뢰산 산행을 했었다.

그날이 보름날이라 달빛산행에 흠뻑 젖은 적이 있다.

그리고, 보탑사 주차장 주위의 연꽃들이 그 날 따라 더 멋있게 보였었다.

 

 

오늘은 지난번에 못다한 산행을 하고자

만뢰산을 다시 찾았다.

연곡저수지 위 보련마을에 있는 도솔암에 차를 주차하고,

도솔암 좌측 능선을 타고 만뢰산 정상으로 직행했다.

처음에는 임도인줄 알았는데,

임도가 아닌 묘지 관리길이었다.

길은 얼마가질 않아서 끝나 버리고, 등산로 흔적도 없다.

간벌작업으로 잡목들이 우거진 수풀 사이를 빠져가며

가파른 능선을 타고 올랐다.

암릉지대가 시작되면서 등산로가 형성되어

예상보다 쉽게 오를 수 있었다.

 

 

만뢰산 정상 바로 밑에는 석축의 흔적과 기와파편들이 흩어져서

산성이나 봉수대가 있었음을 짐작케한다.

날이 어둡기 전에 정상의 헬기장에 도착하여

안성과 천안 일대에 펼쳐진 저녁놀을 감상할 수 있었다.

주능선으로 이어지는 등산로를 따라 왔다면

그 경치를 볼 수가 없었을 것이다.

도솔암에서 만뢰산 정상까지 걸린 시간이 30분 남짓한 시간이다.

 

 

만뢰산 정상 옆의 정자에서 휴식을 취하고

태령산 방향의 주능선을 타고 철탑임도를 찾아 하산을 시작했다.

보련마을로 바로 내려가는 이정표(1,7km)가 날 유혹했지만

주능선과 임도를 따라 내려가는 것이 오늘의 목표인지라,

어둠이 깔리는 만뢰산 주능선을 달빛(반달)를 벗삼아

5km(주능선길 2km+임도길2km+도솔암과 마을길 1.5km)를

돌아가려는 것이다.

지난번에 서운산에서 혼줄난 경험 때문에~~~

 

만뢰산은 엠티비매니아 싱글족들이 가끔씩 찾는 곳이다.

구수리에서 철탑임도 업힐하여

만뢰산 주능선을 따라 사자산까지 이어지는 싱글코스이다.

사자산 임도로 다운힐하여 이거이묘로 빠져나가는 코스다.

 

반쪽을 넘긴 달이 나뭇가지 사이로 달빛을 내려주어

대부분의 구간을 라이트없이 내려갈 수 있었다.

그리고, 임도의 콘크리트 포장구간은 더욱 하얗게 ~~~

 

보련마을 입구에서 다시 도솔암까지 올라가려니,

발길이 무거워진다.

내가 왜 그 높은 곳에 차를 주차한 것인가 ?

"조삼모사"라는 일화가 새롭게 느껴지는 산행이다.

오른 만큼 내려가야 하는 것이 산행이다.

대략 7km의 산행은 9시를 조금 넘긴 시각에 막을 내렸다.

 

 이번 주말에는 광천의 오서산을 다녀올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