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름과 머무름 속에서

역사란 그늘 아래서/담론들

충주 사투리에 대하여

산골어부 2022. 7. 4. 12:31

충주 사투리에 대하여

 

지금은 사투리를 쓰는 사람들이 많이 사라졌지만, 아직도 토박이 어른들은 물론 동향 사람들끼리 만나면 그들만의 사투리를 쓴다. 하지만, 예전에 충주 사람들은 사투리를 쓰지 않는다고 생각했었다고 한다. 왜 그럴까 ? 대한민국 표준어는 서울 말씨인데, 충청도 촌뜨기가 왜 사투리를 쓰지 않는다고 생각할까.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면 고구려와 신라와 백제의 사투리 등 수많은 방언들이 존재한다. 삼국시대에 산 사람들은 어떻게 소통했을까 ? 삼국의 전쟁터에서 삼국의 장수가 싸움을 한다면 사투리 경연장이 되었을 것이다. 각자마다 독특한 모국어를 쓰지만, 통역관이 없어도 의사를 표현했다는 것이다. 거제도 할머니와 흑산도 아저씨와 연변 아가씨가 사투리 경연을 하면 어떨까 ? 사투리와 신조어 때문에 혼란은 있겠지만 소통에는 문제가 없다. 무슨 뜻일까 ? 같은 문화권에서 살아왔다는 이야기다. 아기를 키울때 아기와 엄마는 몇마디만으로도 서로의 의사를 소통한다. 그리고, 어른들이 싸움을 할때도 기나긴 설명이나 소설같은 이야기가 없어도 서로의 뜻을 교환한다는 것이다. 이는 단일민족이나 단일 국가가 아닐지라도 "우리"라는 틀 안에 같이 살아왔다는 것이다. 방언과 사투리는 무엇이 다를까 ? 이글에서는 방언보다는 사투리라는 말을 쓰고자 한다. 사투리는 언어체계가 같기 때문에 말투가 다를지라도 서로의 의사를 표현하고 소통할 수 있다. 말과 글이 통하고 생활 풍습이 비슷하다는 것은 좋은 관계를 유지했다는 것이다. 언어와 민족이 다르더라도 몇십 년만 같이 지내면 서로가 다른 문화적 차이는 사라진다. 1세대는 자신의 출생지의 언어와 풍습을 고집하겠지만, 2. 3세대를 지나면 동질화되어 버린다. 일부의 소수민족들이 고유의 언어와 풍습을 유지하기도 하지만, 그는 고립된 지역에서만 존재하는 것이다. 이 글은 원론적인 이야기보다는 충주 사투리의 유래에 대하여 개인적인 견해를 이야기하고 싶다. 나 자신도 국어공부를 잘못했기에 표준어니 맞춤법이니 하고 따지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는 않는다. 사투리는 한국어인 한글에만 국한된 문제도 아니지만, 언어를 틀에 가두는 것은 언어의 흐름에 더 큰 혼란만 초래할 뿐이다.

 

9주 5소경

 

 

중원경은 충청도가 아닌 경기도를 관장하는 곳이었다.

 

우리나라 사투리에서 자주 비교되는 것이 다슬기다. 다슬기는 올갱이, 골뱅이, 베틀올벵이, 골부리, 고디, 고동, 소라 등 지방마다 부르는 이름이 너무도 많다. 민물조개나 민물달팽이도 다슬기로 취급한다. 다슬기가 왜 표준어가 되었는지도 의심스러울 정도다. 학교에서는 표준어 쓰기를 강요하지만, 국립국어원에서도 표준어 표기를 강요하지는 않는다. 현재 우리가 쓰고 있는 사투리도 이해하기 힘든데, 통일된 언어와 문자가 없는 고대어는 어떨까 ? 삼국사기를 쓴 김부식도 삼국사기를 쓰면서 고기에 쓰인 문장이나 지명을 이해하지 못하여 그 진위를 쓰지 못한 것들이 많다. 삼국사기에는 지명은 물론 왕의 호칭과 이름뿐만 아니라, 국호인 나라 이름조차도 추정할 뿐이다. 원삼국시대에 북방의 수많은 이주민들이 한반도로 들어왔지만, 한국어의 기본틀이 유지된 것은 참으로 다행한 일이다. 고대어에서 고구려와 백제인 마한은 언어가 비슷하지만, 신라인 진한과 변한은 달랐다고 한다. 삼국사기에서 신라뿐만 아니라, 지역 사투리로 인하여 본래의 뜻과 달리 가차된 한자로 표기되어 혼란을 겪는다. 삼국이 한강유역에서 벌인 치열한 전쟁 덕분에 국원성과 중원경에 살았던 충주 사람들은 고구려어와 신라어와 백제어인 3개 국어를 사용하는 사람이 되었을 것이다. 한강을 지배한 세력에 따라 한강유역의 언어도 달랐을 것이다. 하지만, 삼한이 신라로 통일되어 9주5소경이란 지방제도가 정착된 후에는 신라의 말씨인 경상도 사투리가 지배했을 것이다. 신라가 멸망하고 고려와 조선이 개국하여 수도를 개경과 한양으로 옮겨간다. 그로 인하여 우리나라의 표준어는 경상도가 아닌 경기도 말씨로 변한다. 충주의 사투리도 강원도와 경상도와 충청도의 사투리가 뒤섞여 있지만, 사투리나 지방색이 두드러지게 나타나지 않는 것은 신라의 9주 5 소경의 하나인 중원경 때문이다. 중원경은 한산주 또는 한주인 한강유역인 경기도를 관장하는 곳이다. 그리고, 서원경인 청주는 웅주(공주)인 충청도를 관할하는 곳이다. 충주와 청주는 같은 충청도이기는 하지만, 한강과 금강이라는 뿌리가 다르다. 중원경은 충청도가 아닌 경기도를 관장하는 곳이었기에 충주는 사투리를 쓰지 않는다고 인식하는 것이다. 서울에 산다고 표준어를 쓰는 것은 아니다. 서울에 사는 사람들도 서울말씨를 쓰려고 애쓰는 사람들이 너무도 많다. 대한민국 인구의 절반이 경인지역에 살지만 그들의 대부분은 지방출신이라는 것이다.

 

국가나 민족 간의 분쟁 뿐만 아니라 내분도 정치인들이 만드는 것이다. 강에서 물놀이도 하고 고기도 잡으면서 만나면 반가울 뿐이고,  산꼭대기와 고갯마루에서 정담을 나누는 것이 인간의 삶이다. 지역 사람끼리 사투리를 쓴다는 것은 좋은 일이다. 다만, 법과 제도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말조차도 법과 제도 속에 가두기 때문에 사투리를 쓰면 촌놈이 되는 것이다. 아주 먼 훗날에 우리나라의 표준어가 평양이나 연변으로 바뀐다면, 표준어에 따른 혼란은 어떨까 ? 일시적으론 혼란이 있겠지만, 억지로 고치지 않아도 역사의 흐름이 그를 정리해줄 것이다. 충주의 지명유래에서 완장성, 미을성.탁장성.국원성은 무슨 뜻일까 ?  미을성은 마한시대의 지명이고, 탁장성은 진한시대에 지명이고, 국원성은 고구려시대의 지명일 것이다. 충주란 지명은 또 어떻게 변할까 ? 지명이 변했다는 것은 세상이 변했다는 반증이다.